푸틴, 전직 美정보요원 등 외국인 72명 시민권 부여…동원령 징집 가능성 주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년 전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의 비밀 감시 작전 규모를 폭로한 뒤 러시아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39)에게 자국 시민권을 부여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연방 헌법에 따라 1983년 미국 출생 에드워드 스노든을 러시아 연방 시민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NSA 요원으로 근무하던 2013년 미국 정부의 국내외 무차별적인 감시 작전을 폭로한 후 미국을 탈출해 러시아로 망명했다.

미 당국은 스노든을 자국으로 송환해 간첩 혐의로 형사 재판하기를 원해왔다. 그런데도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스노든이 미국 기밀 누설한 것은 잘못이지만 배신자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그를 옹호했다. 또 스노든이 향후 시민권을 획득 할 수 있도록 지난 2020년 영주권을 부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스노든을 비롯해 72명 외국 국적자에 시민권을 부여했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러시아 정부가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을 발동한 것과 관련, 이들도 징집 대상에 포함될지에 주목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친푸틴 인사로 분류되는 러시아 국영 러시아투데이(RT)방송 편집국장 마르가리타 시모니안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스노든, 징집될까"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스노든 측 변호인 아나톨리 쿠체레나는 "의뢰인은 이전에 러시아 군대에 복무한 적이 없기에 징집될 수 없다"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에 아들을 출산한 그의 아내 린제이 밀스도 이번에 시민권을 신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노든 미국 시민권 지위에 어떠한 변화도 인지하지 못했다"며 "전 미 정보 청부업자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노든이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그가 그의 미국 시민권에 대해 비난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스노든의 지위 변화에 관해서는 "그가 그것(시민권)을 포기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