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430.2원에 마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8.4원 내린 1430.5원으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1434.9원까지 올랐다가 1430원대 초반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이 세계 최대 채권지수인 WGBI 편입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환율하락에 영향을 줬다. 한국이 WGBI에 편입될 경우 한국 국채에 최소 50조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연구원은 2020년 보고서에서 약 50~60조원의 유입을, 최근 골드만삭스·KB증권 등은 국채 발행잔액, 환율 등을 고려할 때 약 60~90조원 자금 유입을 예상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내년 중 편입될 것이며 총 70조원 내외의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 FTSE Russell은 한국정부의 시장구조와 자본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환율영향까지 고려할 경우 WGBI 편입으로 인한 금리 하락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채금리 상승은 원화약세 요인도 존재하는 가운데 WGBI 편입이 가시화될 경우 원화의 약세 압력은 축소될 것”이라며 “앞서 편입된 중국 사례로 보면 WGBI 편입이 결정될 경우 외국인들은 실제 편입에 앞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확인됐다. 외국인들의 선제적 대응까지 고려한다면 금리하락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부분도 일부 영향을 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된 제3차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시장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경제팀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24시간 국내외 경제상황 점검체계를 가동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대응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유례없는 강달러 영향으로 우리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전 세계의 금리 인상과 시장불안으로 실물경제 둔화도 우려되고 있다”면서 “과거에 비해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튼튼한 방파제를 쌓아뒀고 시장 안정조치를 일부 취했지만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2010년 이후로 실질 실효환율을 보면 현재 원·달러 환율은 상단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현재 GDP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10.4%로 안정적이지만 장기외채 비중은 27%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5.6%보다 높다. 이를 고려해 2008년까지 포함해 보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