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외국인 투기차단 대응방안 발표
이상거래 1145건 중 위법 의심행위 567건
출국여부 파악해 '위탁관리인' 지정 계획
외국인 거래허가구역, 전용 비자도 추진
◆…자료:국토교통부 제공
#.외국 국적 매수인 A씨는 서울 소재 아파트 매수자금 42억원 중 8억4000만원을 외국에서 수차례 반입했다고 주장했다. 신고의무가 없는 반입한도(일 1만달러)를 과도하게 초과해 해외자금 불법반입을 의심받고 있다. 관세청은 환치기 업자를 통한 불법반입 여부 확인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외국 국적 매수인 B씨는 서울 소재 아파트를 38억원에 매수했다. 거래대금 전부를 한국인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법인이 대여해주면서 대여금을 매수인에게 지급하지 않고 직접 매도인에게 이체하여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상황이다.국세청은 차용증에 따른 이자 지급여부 등을 확인하여 탈세혐의 발견 시 세무조사를 통해 가산세를 포함한 탈루세액을 추징할 계획이다.
#.방문동거 비자(F1)로 체류한 외국 국적 매수인 C씨는 경기도 소재 아파트 3채를 4억1000만원에 매수한 후 월세수익을 수취해 무자격 비자 임대업 의심사례로 분류됐다.
외국인 주택 투기 기획조사 결과 해외자금 불법반입을 통해 주택 대량매입, 초고가주택 매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외국인의 부동산 불법행위 단속을 위해 '외국인 주택 투기 기획조사 결과 및 대응방안'을 28일 발표했다.
이번 기획조사는 지난 6월부터 최근 2년 간(’20.1~’22.5월)의 주택 거래 2만38건을 대상으로 외국인 관리 주무부처인 법무부, 불법 외환거래를 단속하는 관세청과 긴밀히 협력하여 추진했다.
외국인의 주택 매수 비율은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 침체기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주택 매수 비율은 2020년 0.68%에서 2021년 0.81%, 2022년 1.21%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주택 매수자 국가별로는 중국인(71.2%), 미국인(13.4%)의 매수가 가장 많았다. 지역 별로는 경기(35.6%), 인천(13.7%), 서울(13.6%) 순이다.
최근 2년간 외국인 주택거래 2만38건 중 1145건이 이상 거래로 선별됐다. 이 중 411건의 거래에서 총 567건의 위법 의심 행위가 적발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계약일 거짓 신고와 소명자료 미제출이 273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해외자금 불법 반입 121건 △편법 증여와 소명자료 미제출 85건 △무자격 비자 임대업 57건 △대출용도 외 유용 22건 △명의신탁과 업무상 횡령은 9건으로 집계됐다.
◆…자료:국토교통부 제공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314건(55.4%)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인 104건(18.3%), 캐나다인 35건(6.2%)이었다. 이들이 매수한 지역으로는 경기도가 185건(32.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171건(30.2%), 인천 65건(11.5%)으로 수도권에서 적발된 위법의심행위가 전체의 74.2%를 차지했다.
그동안 외국인의 경우 본국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확보가 용이한데다 다주택자 중과세 적용이 실무적으로 어려워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지속적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국토부는 외국인 투기를 차단할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외국인이 부동산 취득자금을 국내로 불법 반입하는 것에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토부와 관세청은 상시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외국인의 주택 자금조달계획 분석을 통해 선별한 이상 거래 자료를 관세청과 반기별로 공유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 다주택자의 경우 정확한 외국인 세대원 파악이 되지 않아 부동산 취득·보유·양도세 등 과세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져 왔다. 앞으로는 '외국인 부동산 유관기관 협의회'를 통해 법무부·복지부(건강보험공단) 등이 보유한 외국인 세대구성 관련 자료를 과세 당국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이번 불법행위 조사과정에서 일부 외국인들의 거주지가 불분명해 등기반송 등 소명자료 징구가 지연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거래신고 시 외국인등록(국내거소신고) 사실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부동산 매수 후 해외로 출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조사 공백을 예방하기 위해 국내 '위탁관리인'을 지정 및 신고(변경 포함)토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는 경우, 시·도지사 등이 대상자(외국인 등)와 대상용도(주택이 포함된 토지 등)를 정해 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올해 중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을 추진한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비자 종류를 명확하게 하는 내용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도 이뤄진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 가능 비자는 재외동포(F4), 영주(F5), 결혼이민(F6), 거주(F2) 일부로 제한된다.
외국인 주택 보유통계도 신설해 내년 1분기 공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관리해나간다는 원칙 아래, 국민의 주거안정을 침해하는 일부 외국인의 투기행위에 대하여는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