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23일 밤 10시 55분 소방청 보고받고 이임재에 전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모습 [사진=용산경찰서 홈페이지]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 대통령실의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7일 SBS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지난 29일 오후 10시 53분 소방청 상황실로부터 사고 발생(오후 10시 15분) 사실을 보고받은 후, 현장 확인을 위해 이 전 서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이 전 서장은 대통령실의 전화를 받지도 회신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용산경찰서 부근에서 저녁 식사 중이던 오후 9시 30분쯤 상황보고를 받고 9시 47분쯤 관용차를 타고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참사현장에서 700m 떨어진 녹사평역 인근에서 차가 막혔지만, 걸어서 현장에 가지 않고 우회 진입을 고집하며 1시간 넘게 허비하다 10시 55분쯤 차에서 내렸고 걸어서 이동해 11시 5분쯤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현장에서 95m 거리에 있는 서울 이태원파출소 옥상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지시를 내렸고, 11시 36분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늑장 보고'를 했다.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은 오후 11시 1분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고, 경찰은 다음 날인 30일 0시 5분 대통령실에 상황을 최초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7일 이 전 서장과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 용산서 정보과장·계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6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당시 112상황실을 이탈해 사고 발생 1시간 24분 후 복귀한 류 전 관리관과 ▲현장에 10시 20분쯤 도착했다는 용산서의 상황보고와 달리 11시 5분에 도착했으며 김 청장에게 '늑장보고' 한 이 전 서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직무유기 혐의 ▲당일 안전사고를 경고한 정보보고서를 참사 발생 후 정보관의 업무용 PC에서 삭제하도록 회유한 것으로 알려진 용산서 정보과 과장·계장은 직권남용, 증거 인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박 구청장과 최 소방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진상 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라남도 함평 출신인 이 전 서장은 경찰대를 졸업하고 서울수서경찰서 경비과장, 서울강서경찰서 보안과장, 서울지방경찰청 위기관리센터장, 전남 구례경찰서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지난 1월 용산서장에 임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