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풍산개, 文 소유 아닌 '국가소유'…공사 구별 못하는 정부와 여당"
"尹대통령이 약속한 사소한 일도 해결 안 되는 상황…현직 대통령 '영', 전혀 서지 않아"
홍준표 "김정은에 선물받은 풍산개 이제 쓸모 없어졌나…차라리 북송시켜라"
태영호 "결국 남북대화가 풍산개 관리비보다 못한 '쇼'였음을 자인한 셈"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풍산개 [사진=연합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8일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 논란과 관련해 "사달의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허언이거나 윤석열 정부의 못 지킨 약속"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사를 구별 못하는 것이 문제다. 풍산개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다.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풍산개를 문재인 전 대통령께 '맡아 키워 달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전부터 인연을 맺고 있던 '개인소유' 반려동물과 달리, 북측으로부터 받은 풍산개들은 '국가소유'고, 적절한 방안을 만들어 국가가 맡아야 할 것이라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새 대통령이 부탁하고 그 약속을 바탕으로 합법적인 근거를 관련부처가 만들겠다니 위탁을 승낙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는 이 간단하고 분명했던 약속을 아직까지 지키지 않았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관련부처에 풍산개 사육·관리 예산과 관련하여 신중검토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이든 행안부든, 풍산개들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 싫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 위탁처를 찾았고 거기에 위탁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면서 "뭐라고 핑계를 대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했던 약속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달리 변명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문 전 대통령과 곰이, 송강이 사이의 연민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국민의힘이 걱정할 것도 아니다"며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구별할 줄 모르니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정부가 참으로 걱정"이라고 정부와 여당을 겨냥했다.
또 "우려스러운 것은 대통령실도 행안부도 대통령기록관도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했던 약속을 이행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전직 대통령께 약속한, 이 사소한 일조차도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수준의 국정장악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보수매체들도 마찬가지. 지금 당신들이 주목해야 할 현실은 현직 대통령의 '영'이 전혀 서지 않고 있다는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야당이나 일부 국민들은 그렇다 쳐도 어떻게 내부에서부터 대통령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것인가"라며 "실로 개판"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7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인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행안부는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 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며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해 다시 입법예고 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진척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역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며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 대통령기록물의 관리 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방안을 마련할 경우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된다"고 전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문 전 대통령 측이 시행령 개정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자체 판단에 따라 풍산개를 반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를 맡아 키우기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대통령실이 반대해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에 있을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납 논란으로 정치권에선 연일 공방이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정은에게 선물받은 풍산개 세 마리가 이제는 쓸모가 없어졌나 보다"라며 "김정은 보듯 애지중지하더니 사료값 등 나라가 관리비 안 준다고 하자, 이젠 못 키우겠다고 반납하려고 하는 것 보니 개 세 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러지 말고 북송시켜 김정은에게 보내라. 전직 대통령은 키우는 개도 나라가 관리해주나. 참 좋은 나라"라고 꼬집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의 이번 풍산개 반환은 생명에 대한 감수성, 한반도 평화의 상징보다 관리비가 더 중요하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결국 남북대화가 풍산개 관리비보다 못한 '쇼'였음을 자인한 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태 의원은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하는 이유로는 풍산개 사육 및 관리비 지급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문 전 대통령 측은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라며 파양의 원인을 윤석열 정부로 돌렸다. 결국 돈 때문에 못 키우겠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김정은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도 대통령기록물이라 법적으로는 국가가 관리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3월 말 신설된 조항은 '대통령선물이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것인 경우에는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하여 관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이 키우는 게 이미 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 복심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사육·관리비 지급 관련 시행령 신설이 차질을 빚자 '평산마을에서 키우는 행위를 합법화하는 일에 태클을 거는 것은 대통령실이다. 좀스럽고 민망한 일을 하는 것은 정부·여당'이라고 역으로 성을 냈다"며 "평산마을에서 키우는 것은 이미 합법인데, 무엇이 태클이고 좀스럽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정면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