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금리에 도달했다…세계 중앙은행들 금리인상 늦출 것"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가 서서히 잡히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 같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11월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4연속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9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로 전월(8.2%)보다 낮았다. 10월 PPI도 8.0%로 전월 8.4%에서 하락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12월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HSBC의 제임스 포머로이 경제분석가는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EoB)이 호주와 캐나다, 노르웨이처럼 긴축 속도를 느리게 조절할 시기로 가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키온 경제분석가는 "통화 정책위원들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앙은행들이 경기 약세와 국내 물가상승 압력 완화, 금리가 균형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 때문에 인상속도를 늦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20개 이상의 중앙은행들이 다음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또는 0.50%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일본은행은 2007년 이후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와 터키는 금리를 인하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인다. 반면 연준과 ECB, BoE, 캐나다은행은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4연속 0.75%포인트 인상으로 3.75%~4% 기준금리에 도달했고 ECB는 9월과 10월에 각각 0.75%포인트 올려 예금금리를 1.5%로 만들었다. 이는 24년 만에 최대 긴축이었다. 영국은행도 1989년 이후 최대 인상으로 3% 금리에 도달했다.

경제분석가들은 이제 기준금리가 균형 또는 중립 수준에 가깝다고 말한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물가상승이나 물가하락 없이 잠재성정률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를 뜻한다. 즉, 물가수준이 안정적이며 완전고용 상태인 경제에서 자금의 공급(저축)과 수요(투자)를 일치시키는 장기 균형 상태에서 이론적 단기실질금리.

FT는 S&P글로벌의 구매관리자 지수(PMI)를 인용하며 생산량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10월 PMI의 글로벌 신규 주문 지수가 대유행이 시작하던 2020년 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미국과 영국, 유로존의 경기침체가 시작했다.

아울러 치솟는 물가와 이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에 가계와 기업의 지출이 큰 타격을 입어 많은 국가에서 소비자와 기업의 기대지수가 거의 최저에 가깝다.

경제분석가들은 주요국의 2023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의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