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3배 늘린 400억 달러(약 53조 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투자 소식에 환영하며 미국 제조업의 부활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TSMC 공장의 장비 반입식을 진행했다.
TSMC는 2024년부터 양산할 예정인 애리조나 피닉스 공장 인근에 추가로 반도체 팹(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확정 발표했다. TSMC는 이를 통해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20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의 공정 수준도 계획한 것보다 높이기로 했다. 첫 공장의 공정 수준은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에서 4나노로 고도화하고, 두 번째 공장의 공정에는 3나노 공정을 적용한다.
특히 애리조나 공장은 애플의 아미폰용 A시리즈, 맥북용 M시리즈 칩과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4나노 및 3나노 반도체칩을 제조할 예정이다.
이날 TSMC 행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애플, AMD, 엔비디아 등 TSMC의 주요 기업고객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4월 TSMC는 미국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20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오늘 TSMC는 두 번째 투자를 발표했다"면서 "여기 피닉스에서 3나노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TSMC는 애리조나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인 40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1만 개의 하이테크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이 반도체를 개발했음에도 현재 미국의 반도체 생산은 세계 생산의 10%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 제조업 부활 의지 역시 재확인했다.
그는 "TSMC와 같은 기업 대표들에게 미국이 필요로 하는 제조업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할 경우 업계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질문했었다"며 "나는 미국의 미래에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이 없었다.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TSMC의 마크 리우 CEO는 "두 개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60만개가 넘는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생산해 낼 것"이라며 "이는 매년 100억달러의 매출을 의미하며 우리 고객 생산판매로는 400억달러가 된다"고 말했다.
리우 CEO는 "이번 건설로 3만1000개 건설 일자리가 생기며, 높은 연봉의 기술직 일자리는 1만3000개가 추가로 창출되는데 이 가운데 4500개는 TSMC의 직접 고용"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쿡 CEO도 이날 TSMC 공장 장비 반입식에 참석해 애플이 이 공장에서 만드는 반도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이들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이 반도체가 자랑스럽게 '메이드인 아메리카'라는 마크를 붙일 수 있게 됐다"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순간"이라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위치한 SK실트론 CSS 공장을 방문해 공급망 재구축을 비롯한 제조업 부흥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중국과 같이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에 의존하는 대신, (앞으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은 여기 미국이 될 것"이라면서 "더 이상 인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