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수의 16.3% 차지하며 성장세 기록
토스 진출에 '중소 알뜰폰사업자 붕괴' vs '시장 파이 ↑'
금융위, 금산분리 규제 완화 추진...시장 진입 근거 마련
◆…자료사진:연합뉴스
알뜰폰(MVNO)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융업도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KB금융의 ‘KB리브엠’에 이어 ‘토스뱅크’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도 알뜰폰 ‘토스모바일’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중소 이동통신 유통 사업자들은 알뜰폰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이동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알뜰폰 시장에 ‘토스모바일’이 출사표를 내던지면서 통신 3사 점유율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초기에는 싼 맛에 쓰려는 상품으로 인식이 강해 '효도폰'이라고 불렸던 알뜰폰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인기폰으로 올라서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수의 16.3%를 차지한 1246만2574명이다. 2019년 775만명이었던 가입자수는 지난해 11월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시장 정착에 성공한 모습이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그러나 이통3사 자회사의 점유율이 지난해 말 기준 50%를 돌파하면서 중소 알뜰폰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 전체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동안 2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알뜰폰 업계는 안정적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망 도매제공 의무를 제도화하고 망 도매대가 산정방식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중소사업자 입장에서는 망 도매대가가 높으면 남는 게 없는 장사이니 도매대가를 낮춰달라는 요구다.
이런 가운데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알뜰폰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중소 이동통신 유통업체들은 금융권까지 시장에 가세하면 알뜰폰 업계는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금산분리' 원칙상 금융권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2019년 KB국민은행이 금융위로부터 '금융구제 샌드박스'로 선정받아 임시허가를 받으면서 물꼬가 트였다. 금융위는 통신업을 아예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업이 알뜰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8일 '알뜰폰 은행 부수업무 지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KMDA는 "내년 금융위원회가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하게 되면, KB국민은행뿐 아니라 막대한 자본력 갖춘 여러 은행들이 우후죽순으로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중소 유통업체들과 직원들은 거대 금융기관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인한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다만 이통3사 자회사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영세한 사업자가 많은 시장에 금융업종 진출이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것은 물론 활성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