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최고 경영자 웨이저자(魏哲家)가 팹(반도체 제조 공장) 확장이 경쟁 우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발언을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만에서 개최된 몬테 제이드 글로벌 과학기술협회(Monte Jade Global Science and Technology Association) 포럼에서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과제’라는 주제연설을 통해 팹의 건설은 관련 생태계가 동시에 구축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TSMC가 대만 전체 GDP의 5%에 달하는 4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후 제기되는 탈대만화와 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TSMC가 애리조나에 3nm(나노미터) 공정의 2번째 라인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탈대만화’ 가능성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라며 “현실을 명확하게 살펴본다면 의미 없는 논쟁일 뿐”이라고 말했다.
작금 “지정학, 코로나 대유행, 러-우 전쟁으로 반도체의 중요성이 인식되며 모든 국가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원하고 있지만, 산업체인 구축은 공장 건설과 기계 구입으로 끝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술은 공장건설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며 제조업체가 기술을 습득한다고 하더라도 생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더욱 어렵고 반도체의 기본이 되는 설계에는 ‘두뇌 작업’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국가는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시 말해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어떤 국가도 팹을 건설하는 것만으로 반도체 산업을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TSMC가 하도급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웨이저자는 “돈으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기는 어렵다”라며 “공장을 해외에 짓기 위해서는 산업 전체를 해외로 이전해야겠지만 그것 역시 답은 아니다”라고 밝혀 TSMC 미국 공장의 한계를 인정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이 합세해 2nm 공정을 개발하려는 ‘반도체 동맹’ 계획과 관련, “기업이나 국가가 반도체 기술개발에 있어 지름길을 개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매우 어렵다”며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