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손태승 중징계 '당연' 발언에 공감 분위기 연출
IBK기업은행장장 선임 관련 '관치금융' 논란엔 "본질 벗어난 얘기"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관련해선 "규정에 따라 폐쇄적인 부분 지적한 것"
농협금융 회장 '관 출신' 내정엔 "그렇게 하지 말라 의견 전달했다면 그게 관치"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규제혁신회의에 나란히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전지정운용제도 현장안착을 위한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진 사퇴를 결정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밝힌 반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관련해서는 "만장일치로 CEO의 책임이 인정된 사안"이라고 피력했다.
이 원장은 "조(용병) 회장의 경우엔 3연임을 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거꾸로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결정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한금융은 (올해) 역대 최고 성과를 내고 있다. 본인 성과에 대한 공(公)과 소비자 보호 실패에 대한 과(過)에 대한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 준 것"이라며 거듭 리더로서 조 회장의 용퇴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손 회장에 대해서는 금융위의 중징계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거취를 압박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여러 번에 걸친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 난 징계"라며 "저도 금융위원회의 한 명으로서 전혀 이견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밝힌 것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결국 조 회장 용퇴 결정을 언급하며 손 회장의 거취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IBK기업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관치 금융' 논란이 불거지는 데 대해서는 "본질을 벗어난 이야기"라고 선을 그읏다.
또한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해서는 "(CEO 선임 방식이)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지적을 했을 뿐이고 그룹 측에서 이를 반영해 수정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입김이 전혀 작용한 게 아니라는 설명인 셈이다.
아울러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되면서 불거진 ‘관치·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대주주가 있는 농협이 결정한 사안임을 언급한 뒤, "오히려 관치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그렇게 하지 말라’ 의견을 전달했다면 이게 오히려 관치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개별 지주사의 사정이 다 다르고 감독 당국은 개입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특정 학교나 특정 계열 간의 다툼이 있어 (조직을) 저해한다면 적어도 그런 일을 방지할 수 있는 CEO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극적인 의미의 기준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 원장의 발언은 신한금융 차기회장으로 내정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대해서 ‘능력이나 인품에 대해서도 아무런 의심이 없는 것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다’라고 평가한 것과도 매우 결이 달라 금융권에서는 그 속내 파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