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방송사에 공문 보내…"시사프로 패널 여야 균형 맞춰달라"

국민의힘이 여러 방송사에 '시사 보도 프로그램 제작 시 여야의 균형을 맞춰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방송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것으로 보인다.

22일 미디어오늘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인이 찍힌 대외 공문을 공개했다.

'패널 구성 시 공정성 준수 요청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에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 시 패널 구성의 공정성에 만전을 기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 드린다"며 "특히 패널 구성 시 진보 보수의 균형이 아니라 여야의 균형을 맞춰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적혀 있다.

이어 "통상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서는 보수 성향의 패널과 진보 성향의 패널을 같은 비율로 출연시키고 있다"면서 "최근 일부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보수 몫으로 정부 여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의견을 가진 보수 패널을 출연시키는 경우가 많아 우려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방송심의규정 9조를 언급하며 "시사 제작 프로그램에서 정부 여당에 비판적인 보수 패널과 정부 여당에 비판적인 진보 패널을 출연시키는 경우 시청자들은 정부 여당에 비판적인 시각만을 접하게 된다"며 "이 경우 방송의 공정성과 균형성,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방송이 될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미디어 오늘은 해당 공문에 대해 방송법 4조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된다',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등을 위반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오늘 모든 방송사에 공문을 하나 보내려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출연 보수, 진보 패널 균형을 맞춰달라고 말했다"며 "방송사들은 통상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패널을 구성할 때 보수 성향의 패널과 진보 성향의 패널사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방송사들의 패널 구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형식상 구색만 갖췄을 뿐이지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을 비아냥하고 집권여당을 욕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자처하느냐, 이들은 보수 참칭 패널, 자칭 보수 패널"이라며 "방송사 공문 발송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우리 당의 최소한의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국민의힘은 KBS MBC YTN 연합뉴스TV TV조선 채널A JTBC MBN CBS BBS CPBC 등 11곳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