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스모킹건 언급한 것"
김건희 측 해명 "2010년 5월 손해만 보고 나왔다" VS 검사 언급 "2010년 11월에 직접 매도 주문(통정매매 개입 정황)"
증권 전문가 "공범들끼리 사고 팔기, 주가 조작 핵심 증거… 일반인들 매수 수수료만 나가는 거래 안해"
공판검사들, 김건희 여사에 불리한 정황 제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년 차 증권 전문가인 전국사무금융노조 김기원 증권업종본부장은 2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지난 12월 2일 공판에서 2010년 11월 1일 김건희 씨가 공범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3300원에 8만 주 매도 요청 문자를 받았고 약 7초 후에 증권사에 직접 김건희 씨가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검사가 언급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기원 본부장은 이 내용은 이 사건 공판 전체에서 가장 핵심적인 '스모킹건'이라고 지적했다.
검사가 언급한 내용은 주식 거래 주문 시 증권사에 자동으로 녹음되는 내용으로 나중에라도 손님이 '매도 주문한 적이 없다'고 발뺌할 경우를 대비해 증권사에서 자동으로 전화 내용을 녹음하도록 한 기능에 따른 녹취록으로 보인다.
그는 위 내용을 검사가 직접 언급한 것은 첫 째로 김건희 씨가 직접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서 매도 주문을 했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김건희 씨 측) 해명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희 씨 측은 도이치 주가조작에 의혹에 대해 2010년 5월 이후 손해만보고 나왔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위 녹취록에 따르면 2010년 11월에도 계속해서 관여한 반대 정황이 나온 것이다.
이어 "두 번째는 통정거래를 한 것"이라며 "이 거래는 3300원에 8만 주를 공범들이 주문을 넣을테니 김건희 씨에게 팔라는 것이었다"며 "미리 연락을 받고 시세를 보다가 8만 주면 호가창에 표가 나온다. 그럼 파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통정거래를 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 본부장은 특히 "통정거래는 주작 조작의 가장 핵심적인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거래만 놓고 보자면, 3300원에 8만 주를 공범들끼리 사고 팔았다면 주가 조작 세력들 전체 입장에서 보면 주식 수는 그대로 있고, 주가도 3300원으로 그대로인데, 김건희 씨는 직접 전화해서 매도 주문을 했기 때문에 0.3% 거래세를 냈고, 그다음에 0.5% 거래 수수료를 냈다. 공범들도 매수를 했기 때문에 매수 수수료를 냈다. 결국 다 그대로인데 수수료만 나갔다. 이득이 없는 거래라는 것이다. 이런 거래는 일반 투자자들이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런 거래(통정거래)를 주가 조작의 핵심 증거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주가 조작 세력들은 이게 필요했던 것"이라며 "거래가 활발하다. 주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2010년 11월 1일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을 시작하는 디데이(D-day)였던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1차 작전을 했던 사람들이 계속 못 넘어갔던 3100원 선을 한 달여 준비해서 이날(2010년 11월 1일) 돌파시키는 날이었을 것"이라며 자신이 판단할 때는 이날이 2차 작전의 디데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구조, 1차와 2차 작전으로 구분
김기원 본부장은 우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알기위해서는 먼저 이 사건이 1차와 2차로 구분돼 작전이 진행됐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2차의 경우 2010년 9월경까지 했는데 안 돼서 선수 이 모씨가 사실상 해고되고, 새로 2차 선수를 영입해서 2010년 10월부터 주가 조작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측은 김건희 씨가 1차 때 잠깐 돈 벌어 준다고해서 맡겼는데 손실 나서 (2010년 5월 이후) 관계를 끊었고, 그 이후부터는 직접 했기 때문에 주가 조작을 한 했다고 해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최근에 나온 김건희 엑셀 파일의 핵심은 작성 시기가 2010년 11월 13일"이라며 "작성한 사람들도 블랙홀이라는 투자자문사로 2차 작전을 주도했던 사무실에서 나왔. (그동안 김건희 씨 측) 해명이 거짓이라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김건희 엑셀 파일에 대해 '추정'을 전제로 "도이치모터스 주식만을 했다면 이런 파일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인데, 여러가지 종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작전주든 세력주든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여러 종목을 하다보니 정리를 해야 했던 것"이라며 "이 회사에서, 이 종목에서는 얼마 수익이 났고, 다른 종목에서는 어떻게 됐고하는 취지에서 이런 파일이 작성된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진행자가 최근 재판에서 검찰이 권오수 회장에게 '김건희 씨의 모친인 최은순 씨와 무슨 관계냐' 이런 걸 추궁하다가 나온 녹취록인데, 최 씨가 신한증권 직원과 전화 주문을 하는 과정에서 녹취된 내용 중에 '내 거 다 팔아라', '3500원 밑으로 권오수 회장이 딜을 해 놨대, 주식을 어차피 떨어뜨리지 않으면 성사가 안 된대'라는 말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질문하자, 김 본부장은 "자본시장법에서 불공정 거래 행위로 처벌하는 행위 중 하나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시세조정 행위"라며 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여러가지 복잡한 딜을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권오수 회장이 자기 필요에 의해서 주가를 떨어뜨리고 또는 끌어올리고 하는 그 내용을 최은순 씨하고 공유했고, 그 과정에 김건희 씨도 연루돼 있다"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 김건희 여사의 경우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주장과 다른 한편으로 공범들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공소시효가 연장된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1심 선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공판검사들, 김건희 여사에 불리한 정황 제시
이 사건에 대해 추적 보도를 해 온 뉴스타파의 심인보 기자는 지난 23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나와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공범의 정황 내지 증거로 작동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알려달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여러가지 정황 증거들을 제시했다.
심인보 기자는 "첫 째, 1차 작전 시기에 김건희 여사가 계좌를 맡기기만 했다라는 것을 반박하는 증거가 나왔다. 김건희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서 사라고 하는 녹취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 째, 1차 작전의 선수 이 모 씨하고 절연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또 나왔다. 두 번째 증권계좌인 동부증권 계좌에서 '이 사람 말고는 다른 사람은 거래 못하게 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김건희 여사의 녹취록이 또 나왔다"고 짚었다.
그는 "대통령은 분명히 절연했다고 했는데, 1차 작전 때는 그렇고, 2차 작전 때는 말씀하신 것처럼 쭉 혼자서 팔기만 했다고 했는데, 2차 작전 세력들에게 돈도 15억 원 빌려줬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김건희 엑셀 파일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또 "2차 작선 세력들이 서로 작전을 모의한 뒤에, 문자를 주고 받고 한 뒤에 7초 후에 김건희 씨 계좌에서 실행되는 것들이 여런 건이 나왔다"고 말했다.
심 기자는 이어 "권오수 회장과 김건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의 내부 정보를 주고받은 것도 나왔다"며 "정황이나 증거들이 너무 많은데, 아직 김건희 여사에 대해 조사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범죄일람표에서도 공소장에 284차례나 김건희 씨의 이름이 나왔다며 최근 공판검사 3~4분이 돌아가면서 김건희 여사한테 불리할 수 있는 그런 정황들을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기자는 그 이유에 대해 "검사로서의 양심의 자유라는 측면이 있는 것 같고, 또 하나는 나중에 이 사건을 특검이 다시 들췄을 때 본인들이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직무유기에 대한 보험용이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그는 "일단 선고가 내년 2월 10일로 예정돼 있는데, 그 선고에서 김건희 여사를 제외한 공범들이 무죄가 나올 경우, 김건희 여사 역시 자유로워지게 될 것이고, 만약 유죄가 나오면 공소시효가 정지되고 이후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조사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