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8일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 "수출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지난달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투자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대외수요 부진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8일 발표한 '경제동향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2021년 11월과 비교해 11.0% 늘며 전달(16.6%, 전년동월대비)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10월 18.2%→11월 20.4%)를 중심으로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12월 수출은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9.5% 줄며 전달(-14.0%)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역별로는 대(對) 미국 수출(8.0%→6.7%)이 소폭 둔화했고, 대중국 수출(-25.5%→-27.0%)은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해 감소폭이 커졌다.
특히 KDI는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화된 가운데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업 심리지수가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작년 12월 70에서 올해 1월 71로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1월 비제조업의 기업심리지수도 작년 최저수준(12월 BSI 76)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11월 기준)는 전달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102.4→101.7)했고, 앞으로의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수(11월)도 하락세(99.2→99.0)를 지속했다.
11월 전(全)산업생산은 전달(2.7%)보다 낮은 0.6%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2.2%→-15.0%), 화학제품(-13.0%→-13.7%), 전기장비(-1.2%→-7.8%)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대폭 줄었다. 제조업은 평균가동률(72.5%→73.1%)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재고율(11월, 127.6%)은 전달(122.8%)에 비해 대폭 올랐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11월)는 2.2% 줄며 전달(-0.7%)보다 감소세가 확대됐고,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9.9를 기록하며 전달(86.5)에 이어 기준치(110)를 하회했다.
KDI는 "대내외 금리인상의 영향이 실물경제에 점진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