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로 실적전망 하향세 가팔라
주거비 물가상승 압력 2분기 완화 전망
연준 ‘오피니언 리더’ 블러드 총재 연설 주목
◆…뉴욕증권거래소 외경. 로이터 제공
4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번주 금융시장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베이비스텝(25bp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6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필두로 4분기 실적시즌이 막을 올렸다. 최근 2주간 4분기 코스피 실적 컨센서스는 최근 5년 평균치보다 더 가파르게 하향하고 있다. S&P500 기업의 실적발표도 본격화한다. 이익증가율은 –2.8%로 2020년 3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통상 4분기는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긴 하지만 이번엔 경기침체 우려가 큰 시점인 만큼 더욱 눈길을 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각 기업이 경기침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탐색하려 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매출 증가와 지속적인 비용 감소를 보이는 기업, 투자 비중이 높으며 양호한 수준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12일 밤 발표되는 미국 12월 CPI는 6%대 진입을 예고했다. 헤드라인 CPI는 7.1%에서 6.6% 안팎으로 5개월 연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가격 안정과 공급망 차질 우려 완화 등의 영향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민감도가 이전에 비해 높지 않은 만큼 12월 CPI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 않는 이상 폭등세를 연출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근원 CPI는 6.0%에서 5.7%로 둔화하나 전월비 기준으로는 0.2%에서 0.3%로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근원 CPI의 경우 주거비의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게 형성된 점이 작용했다. 임대료 지수 등을 고려할 때 2분기쯤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보다 노동시장 내 임금 인플레이션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임금상승 압력이 지속하면 연준이 매파적 태도를 완화하기 어렵다”고 봤다.
CPI와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관심사다. 파월 의장은 10일 스웨덴에서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주제로 연설한다. 파월은 지난해 잭슨홀 미팅에서 매파 뉘앙스를 풍기다가 11월 비둘기적 면모를 보여주는 등 비일관적인 흐름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13일 예정된 블러드 총재의 연설이 보다 주목받는 모양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러드는 올해 투표권이 없지만 연준의 오피니언 리더다. 2021년에도 투표권이 없었지만 그의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올렸다”며 “3월까지 CPI 추가 하락이 유력하나 이후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르는 상태인데, 블러드가 이를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예정된 1월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결과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에상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6일 고용지표 결과와 12일 CPI, 14일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결과가 단기적으로 증시에 모르핀 효과가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과민반응에 대한 경계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고용상황이 언제든 임금과 물가의 연결고리를 자극할 수 있다”며 “아직 ‘사상누각’ 같은 장세가 지속하는 만큼 잠시 들어가는 것도 경계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직면한 현실을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며 “주가의 추세 반전을 위해서는 연초 강하게 유입된 업황, 실적 개선 기대가 현실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13일 한국은행은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번엔 베이비스텝(25bp), 2월 회의는 동결이 예상된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만약 한은이 1월 금리동결을 결정한다면 의도치 않은 금융여건 완화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유발되면서 시장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