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류 공업협회 등 관련 업계는 영세소매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제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주류공업협회는 9일 2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 1층에서 정부관계자, 업계, 학계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류전문소매점’ 제도 도입과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제1주제 발표로 나선 한성대 강신일 교수는 “면허를 취득한 주류전문소매점에서만 알코올 도수 5도 이상인 주류를 판매하도록 할 경우 소주는 2천520억원, 양주는 894억원의 매출이 각각 감소되는 반면, 맥주는 3천717억원의 매출 효과가 있다”면서 “결국 이 제도 도입으로 주종(酒種)·계층간 갈등 심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제2주제 발표로 나선 한성대 이창원 교수도 “주류전문소매점을 도입하면 기존의 영세점들의 술 판매가 금지되는 만큼, 이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중앙대학교 정헌배 교수는 “해마다 청소년들의 술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전 세계적으로 볼 때 제조는 풀고 유통은 묶는 추세인 만큼 술의 오·남용을 철저히 막기 위해선 주류전문소매점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국세청 권춘기 소비세과장은 “이 제도 도입과 관련, 일부에선 세수 확보와 연계해서 생각하는데 그것은 오해”라면서“주류는 출고될 때 한번만 부과되고 그다음 유통 단계는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부가가치세가 붙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해명했다.
박금렬 청소년 보호위원회 지도 과장은 “중·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소매점에서 술을 구입했다.”면서“따라서 이 제도 도입으로 청소년들의 음주를 상당히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체인사업협회 남용우 전무는 “실정법에 청소년들에게 담배, 술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이것도 제대로 관리 감독도 못하면서 또다른 규제를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중소 매장의 경우 술이 총 매출액의 39.3%나 차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손실 보상 마련도 없이 제도 추진을 강행할 경우 강력히 대처하겠다”며 반발했다.
슈퍼연합회 김경배 회장도 “현재 대부분의 상인들이 주류 면허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을 교육시켜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톨릭 대학교 곽만순 교수는 “돈이 없는 청소년들이 구매할 수 없도록 술값을 올리고, 다양한 술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이럴 경우 청소년을 보호하고 주류와 유통을 모두 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공청회에선 예정된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자가 방청객들에게 토론 기회를 주지 않자, 일부 방청객들은 토론 기회를 달라고 주장,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주최측인 대한 주류 공업협회가 공청회 전체 분위기를 주류전문소매점 도입 반대로 이끌고 가는 것 같다며 주장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