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사모펀드 부실판매사 CEO 제재심의 재개... '강방천 중징계'도 의결

금융위, 잠정적 보류한 사모펀드 사태 관련 제재 안건 심의 재개키로 결정

정례회의,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자본시장법 위반' 중징계 결정

금융투자업계 임직원 차명투자 근절 위한 '자기매매 판단 가이드라인' 마련

금융당국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 조치 심의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정례회의를 열어 그동안 심의를 잠정적으로 보류해왔던 사모펀드 부실 판매와 관련한 제재 안건들에 대한 심의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제재안건 심의는 실무적 준비를 거쳐 2월중 재개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대규모 소비자피해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필요성과 제재 상대방의 법적 불안정성을 해소할 필요성, 그간 재판부가 제시한 공통적 법리에 따라 구체적･개별적 처분사유에 대한 판단을 내릴 권한이 처분청에게 부여되어 있다는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균형있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임펀드 사태 관련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위반) 등을 이유로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와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현 부회장)에 대한 문책 경고 제재 조치안을 의결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엔 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같은 내용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문책 경고' 중징계를 결정했다.

라임 및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을 이유로 한 기관 제재는 금융위 결정으로 이미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판매사 CEO에 대한 제재는 계속해서 미뤄져왔다.

이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규정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유사 사건 재판의 결과에 따른 법리 검토, 안건 간 비교 심의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금융위의 입장 때문이다.

금융위가 이들 최고경영자에 대한 제재 조치안의 안건 상정 검토에 나선 것은 최근 대법원 판례로 제재의 근거 법규 관련 법리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날 정례회의에서는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의 차명투자 등 자본시장 위반사항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 상당의 중징계와 과태료 부과 조치도 의결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9월 강 전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강 전 회장의 자기매매 정황을 포착해 조사에 착수했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업체에 본인 자금을 대여한 뒤 법인명의를 운용해 자기매매했다는 의혹이었다. 이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강 전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등 제재를 결정했다. 결국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이날 정례회의에서 확정됐다.

직무정지의 중징계가 확정되면서 강 전 회장은 향후 4년간 금융권 임원 취업이 제한된다. 강 전 회장은 작년 7월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례회의에서는 금융투자업계 임직원의 차명투자 등 자본시장법 위반 시 제재 조치안으로서 ‘차명투자 등 임직원 자기매매 판단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위반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준법감시부서 등에 전파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 임직원은 자기의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할 경우, 본인 명의 계좌를 사용해야 하며 매매명세를 분기별 또는 월별로 회사에 통지해야 한다. 단 금융투자업자의 임직원 중 투자권유자문·조사분석 인력 및 투자운용인력은 월별로, 그 밖의 임직원은 분기별로 회사에 통지해야 한다.

금융투자업자 임직원은 법인 등 타인 명의로 △매매자금의 출연 여부(출자, 대여 등) △매매행위의 관여도(직접주문 또는 매매 지시·협의에 대한 객관적 정황 등) △매매손익의 귀속 가능성(이면 약정 또는 법인인 경우 50% 초과 지분 보유 등) 등 모두 해당이 되면 차명거래로 판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