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물가 안정 인정한 것...긴축 막바지"
"긴축 '정도' 문구는 최종금리 근접 의미"
1월 CPI, 디스인플레이션 확인할지 '주목'
◆…코스피가 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에 안도하며 1% 넘게 상승 출발했다.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2.14p(1.31%) 오른 2481.94로 출발했다.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25bp 금리인상)이 단행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하반기에 금리인하로 돌아설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4.50~4.75%로 올렸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발언에 증시는 환호하는 모습이다. 파월은 상품을 중심으로 가격하락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긴축 사이클 도중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표현을 사용했다.
2일 오전 10시 9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2.92p(0.94%) 오른 2472.72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32.14p(1.31%) 오른 2481.94로 출발해 2480선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87억원, 591억원을 순매수 중이며 개인은 2593억원 순매도 우위다.
간밤 미국 시장은 FOMC 결과를 비둘기파(통화완화)적으로 해석하며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한 모습이었다. S&P500(+1.05%)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으며 나스닥도 2.00%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한 건 파월이 '디스인플레이션'을 10번이나 언급했다는 점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예상보다 빠른 안정 흐름을 찾고 있음을 연준이 인정하면서 '추가 인상경로 유지' 등 다른 견제 발언의 의미가 퇴색했다"고 분석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대하는 태도가 미미하게나마 변화하고 있고, 공식적으로 긴축 후반부를 명확히 확인했다는 것이 이번 회의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봤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 역시 "의미상 골디락스(적당히 좋은 상태)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주식시장에 나쁘지 않은 환경인 셈"이라며 "경제는 둔화되지만 연착륙이 가능하고 인플레이션은 둔화 단계의 초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금리인상을 지속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은 '두어 번(couple of more) 인상'에 집중했다. 김지나 연구원은 "2번의 인상은 어차피 12월 점도표를 지키겠다는 의미"라면서도 "점도표 상향 가능성이 낮다는 것과 긴축의 후반부임을 연준의 입으로 직접 언급한 것과 다름없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성명서에서 긴축 '속도(pace)' 대신 '정도(extent)'라는 문구를 사용한 것도 주목을 받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그동안 금리를 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속도조절과 동결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제는 속도보다는 정도를 고민한다는 것인데 최종금리에 근접해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12월에 비해 긴축 뉘앙스가 약해진 것으로 평가한다. 최종금리가 5.1%보다 약간 낮아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월 CPI, 디스인플레 전망 강화할까
FOMC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시장의 관심은 오는 14일 발표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는 6.4%로 전월(6.5%) 대비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CPI에서 디스인플레이션 전망이 강화할지가 관건"이라며 "그때까지는 매크로 상으로는 중립 이상의 증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급등 호재 등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메타와 마이크론의 주가 급등은 국내 성장주와 자사주 테마주, 반도체주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FOMC 이후 3월이 마지막 보험용 금리인상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라며 "2월 중순 소매판매와 물가지표 발표 이후 확신이 강해져 주가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고 안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은 거의 막판이다.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할 때 대체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강했다"며 "전체 시장보다는 종목별 흐름이 더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 증시가 경기민감주와 성장주를 중심으로 상승한 만큼 국내 증시도 전기전자와 반도체 중심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