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로 최대 실적 낸 금융지주... 어떤 주주환원 정책 내놓을까?

4대 금융지주, 이번주에 2022년 실적 발표... 사상 최대 '이자이익' 실현 기대

BNK금융지주의 배당성향(25%)+자사주 매입(2%) 발표가 영향 미칠 듯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주요 금융지주에 주주환원 압박 강화해

지난해 금리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가 이번주 작년 실적을 발표한다. ‘이자 장사’를 통해 17조원에 육박하는 최대 순이익을 거둔 이들 지주사들이 배당금 등 주주환원 정책을 어떻게 내놓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 4대 금융지주, 지난해 연간 당기순익 잠정치 '사상 최대'... '금리인상' 효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6조8459억원(1일 기준)이다. 이는 14조8860억원의 최대 순익을 낸 지난해와 비교하면 13.1% 증가한 수치다.

지주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9857억원으로 전년(4조1126억원) 대비 21.2% 급등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4조7509억원으로 전년(4조3844억원)보다 8.4% 상승하는대 그쳐 3년 만에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3조7831억원으로 전년(3조5816억원) 대비 5.6% 증가했고, 우리금융은 3조3262억원으로 전년(2조8074억원)보다 18.5% 늘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들 지주사들의 실제 4분기 실적이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희망퇴직 비용과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한금융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펀드 원금 전액 반환 등 영향으로, KB금융은 인도네시아 KB부코핀 은행 적자 영향 등으로 전망치보다 실적이 크게 낮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실적은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희망퇴직 비용을 올해 1분기에 반영할 예정이고, 우리금융은 비은행 자회사들의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마진 악화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8일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9일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결산 실적과 함께 주주환원 규모를 발표한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16조원 수준이다. 최대이익을 낸 전년보다 13% 이상 증가한 수치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역시 ‘이자이익’이다. 코로나19 이후 가계·기업 대출이 대폭 증가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며 이자이익이 대폭 늘어났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 전망치는 약 66조원으로 직전해(약51조원)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호실적에 4대 금융지주는 성과급 역시 최대 규모를 계획 또는 집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임단협을 통해 이익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50%를 책정했고, 신한은행은 앞서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 361%를, NH농협은행은 기본급 400%를 각각 책정했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급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지급했다

이와 함께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NK금융이 올해 초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제기한 주주제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배당 성향 25%, 주당 배당금 625원을 발표한 데 따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BNK금융은 배당성향 상향과 함께 당기 순이익의 2% 수준인 16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 경우 주주환원율은 2%포인트(p) 올라 27%에 달한다.

BNK금융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해 올해 1분기 기업설명회에 개최 시 발표하고, 향후 주주환원율을 최대 50%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할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하고 있는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월 초 국내 7대 금융지주사에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도록 주주환원율을 당기순이익의 최소 50%로 높이는 정책 도입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주주환원율 50%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세계적 경기 불확실성에 유동성 문제 등 금융회사의 재정 건전성 확보가 최대 이슈가 된 상황에서 주주환원율을 배 이상 확대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인 셈이다.

금융당국도 주주 배당보다는 건전성 확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배당을 얼마나 할 것이냐’ 보다는 경제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재정 건전성 유지)을 갖췄느냐가 핵심"이라며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면 배당은 부차적인 문제로 따라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BNK금융지주 사례처럼 4대 금융지주들도 지난해 실적에 근거한 주주환원율 정책 수립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상당부문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그간 많은 이익잉여금을 쌓아왔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배당을 늘리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불확실성속에서 성장을 위한 재정 확보와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강화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부담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