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외환시장 '빗장' 풀리면… 인가받은 RFI '현물환·FX스왑거래' 가능

정부인가 해외소재 외국금융기관(RFI) 국내 시장 직접 참여 허용

개장시간, 새벽 2시(KST)까지 연장…단계적으로 24시간까지 확대

본·지점간 국내 외국환중개회사 경유 않는 직거래, 원화차입 등도 허용

국내 기관의 RFI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관리제도 도입 등 검토

정부는 7일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 세미나'를 통해 일정 요건을 갖춰 정부의 인가를 받은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RFI)에 대해 국내 은행간 시장의 직접 참여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기관에 적용한는 것과 같은 유형인 글로벌 은행·증권사 등으로 대상을 제한하며, 헤지펀드 등 단순 투기목적 기관은 불허한다.

이와 함께 시장 개장시간도 런던 금융시장의 마감시간인 한국시간 새벽 2시까지 연장한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우리 외환시장은 과거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시장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면서, 수십년 동안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구조, 즉 낡고 좁은 도로체제를 계속 유지해왔다"며 "이제 정부는 나라밖과 연결되는 수십년된 낡은 2차선의 비포장 도로를 4차선의 매끄러운 포장 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고자 한다"고 외환시장 선진화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낡은 도로로는 그간 비약적으로 확대된 이동 수요를 감당할 수도 없고 좁은 도로 때문에 안정성이 오히려 위협받을 수 있다"며 "불편한 도로로 인해 접근성이 제약받고 국내 시장과 산업의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폐쇄·제한적인 시장 구조는 무엇보다 우리 외환시장의 성장을 제약해왔다"면서 "외환시장 성장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현재의 시장구조가 오히려 시장 안정을 저해하고 있고, 더욱이 원화에 대한 낮은 접근성은 원화표시 자산의 매력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관리관은 "RFI가 시장 참여자로서 정상적 영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현물환뿐 아니라 FX 스왑시장도 개방할 것"이라며 "시장내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은행·증권사 등으로 자격을 제한하고 단순 투기목적 기관의 참여는 불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외환시장을 개방·경쟁적 시장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춰 정부의 인가를 받은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에 대해 국내 은행간 시장의 직접 참여 허용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런던 금융시장의 마감시간인 한국시간 새벽 2시까지 연장 ▲선진국 수준의 시장 인프라 확충 등 방침을 세웠다. 김 관리관은 "우선 런던 금융시장의 마감시간인 한국시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고 향후 은행권 준비, 시장 여건 등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24시간까지 확대해나가겠다"며 "대(對)고객 시장에서의 경쟁을 유도하고 해외투자자의 환전 편의 등을 제고하기 위한 제3자 외환거래(3rd Party FX)는 이미 허용했지만 추가적으로 외국환 전자중개업무도 제도화를 통해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금융기관이 원화 거래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견조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완방안도 함께 추진해나가기로 결정했다.

동일 그룹내 본점과 지점간에는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를 경유하지 않는 직거래, 원화차입, 신고·보고업무 대행 등을 허용해 RFI가 국내 기관을 통해 영업 편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RFI의 참여가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국내 기관의 RFI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관리제도 도입 등을 검토하고 유사시 RFI의 자본거래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수단들을 구체화하는 한편 현지 감독당국과의 협조체계 구축 등 실효적 감독방안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 관리관은 "정부는 이러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향후 공론화 과정, 법령 개정, 은행권 준비 등을 거쳐 이르면 2024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