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에 임금 불평등 늘어”

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되고 산업별 고용비중이 변화하면서 전체 임금 불평등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3일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들어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산업별 고용 비중 변화와 같은 산업효과가 임금 불평등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고용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산업 간 임금 불평등(분산) 추이를 장기 시계(2009~21년)에서 분석했다.

보고서는 임금 분산분해 결과 산업 내 요인은 감소하고 산업 간 요인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임금 분산은 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상승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산업 내 분산이 줄어들었음에도 산업 간 분산이 확대된 영향이다. 즉 동일 산업 내에서 임금 불평등이 줄어들었음에도 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임금 요인)되고 산업별 고용 비중이 변화(고용 요인)하면서 전체 임금 불평등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산업 간 임금 분산 증가가 임금 분포 양 끝단에 있는 일부(중분류 72개 중 10개) 산업이 주도했다고 풀이했다. 고임금 산업은 상대임금이 상승하면서 고용이 늘어나고 저임금 산업은 상대임금이 하락하면서 고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여율 top10 산업 중 고임금 top5 산업은 기여율 순으로 전자부품 제조업, 연구개발업, 금융 및 보험 서비스업, 금융업, 전문서비스업이며 저임금 top5 산업은 기여율 순으로 사회복지 서비스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지원 서비스업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가 산업 간 임금 프리미엄 격차 확대와 근로자 구성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고임금 산업은 임금 프리미엄이 늘어나고 저임금 산업은 감소하면서 산업별 임금 프리미엄 격차가 확대됐다. 일례로 같은 조건(성별, 학력, 나이, 경력, 직업 등)의 근로자가 전자부품 관련 제조업에서 일하면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임금이 2009~2012년중에는 40% 높았으나 2018~2021년중에는 54% 높았다.

고임금 근로자들은 고임금 산업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은 저임금 산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산업 간 임금 격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대형기업의 고용비중 증가도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에 일부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0년간 대형기업(500인 이상) 고용비중이 고임금(+3.5%p) 및 저임금(+3.6%p) 산업에서 모두 증가했지만 산업별 규모 프리미엄 변화를 살펴본 결과 최근 들어 저임금 산업에서 규모 프리미엄이 크게 줄었다.

고임금 산업에서는 대형기업의 규모 프리미엄이 큰 변화 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24%→+24%)한 반면 저임금 산업에서는 과거 양의 값이었던 규모 프리미엄이 마이너스로 전환(+11→-5)됐다.

이는 저임금 서비스산업의 프랜차이즈화, 대형기업에 근무하는 저임금 산업 근로자의 임금 협상력 약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저임금 산업의 규모 프리미엄 변화가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를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