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금금리 1% 떨어지자, 고객 예금 6조원 이상 빠져
작년 하반기 은행 수신금리 오르자, 요구불 예금 줄고 예·적금 는 것과 정반대
은행 이탈 자금, 높은 금리 주는 제2금융권과 채권시장으로 이동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2일 금융권에 의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주력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우대금리 포함)는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연 3.5~3.73% 수준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해 최대 1.0%포인트(p) 하락했다.
5대 시중은행의 전월말 정기예금 잔액도 전월 818조4366억원 대비 6조1870억원 줄어든 812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정기예금은 지난해 11월 정점을 찍은 후 12월 8조8620억원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로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크게 올라 정기 예·적금 잔액이 늘어난 한편 요구불예금 잔액이 줄어든 것과 정반대 현상인 셈이다.
은행에서 이탈한 자금들은 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채권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의 예금 평균금리는 12개월 기준으로 평균 4.62%로 나타났다. 이는 5%대를 넘던 때와 비교해선 낮지만 은행권에 비해서는 약 1.00%p 높은 수치다.
또한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채권시장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집계한 올해 1월 개인 채권 순매수엑은 전월 1조6094억원과 비교해 1조2196억원 증가한 2조829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제2금융권이나 채권시장으로의 자금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이 예금금리를 정할 때 참고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2월 1일 기준으로 3.646%다. 이는 올해 초보다 0.684%p 낮아진 수치로 추후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은행 예금금리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인상할 유인이 없어졌다. 한편 은행들은 지난달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25%p를 올렸을 때도 인상분을 정기예금 금리에 반영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어려웠던 단기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았다. 은행들도 예금금리를 높여 자금을 유치하기 보다는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 유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
금융업계 담당자는 “미국의 0.25%p 금리인상으로 한국은행은 이달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완화됐다. 향후 기준금리는 동결 또는 인하될 것”이라며 “시장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은행에서 제2금융권, 채권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