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BOK 경제연구: 은행 위기와 벤처캐피털이 기술혁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은행 위기 시에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기술혁신 활동이 위축되는데 특히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 또는 산업일수록 은행 위기가 기술혁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
보고서는 은행 위기 기간에는 벤처캐피털과 같은 대안적 금융 수단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금융적인 자원뿐만 아니라 사업적 네트워크, 경영 및 기술적 컨설팅, 모니터링, 멘토링 등의 비금융적 자원을 제공하면서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비효율을 완화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보고서는 31개국 제조업체의 혁신 활동을 산업 단위(20개)로 측정할 수 있는 패널 데이터(1980~2012년, 미 특허청 자료)를 기초로 은행 위기 자료, 벤처캐피털 자료를 결합해 실증분석했다.
고정효과(FE) 패널모형 추정 결과 외부금융 의존적인 산업일수록 은행 위기 발생 시 혁신 활동이 위축됐다. 은행 위기 시에는 각 산업의 외부금융의존도가 한 단위 증가할 때마다 특허의 등록수와 인용수가 평균적으로 각각 35.9%, 11.5% 감소하며 특허 독창성과 일반성 점수도 각각 17.6%, 26.6% 감소했다.
이러한 은행 위기의 부정적 영향은 벤처캐피털이 발달한 곳일수록 완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국가의 벤처캐피털 지수가 평균 3.786(7점 만점)보다 1.458점(0.848, 0.963, 1.701) 이상 높을 경우 은행 위기의 특허 등록 수(인용수, 독창성, 일반성)에 대한 부정적인 충격이 완전히 상쇄됐다. 완화 효과는 특히 지적재산권 제도와 민주주의적 정치제도가 확립된 나라일수록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술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중요하며 특히 은행 신용경색 또는 은행 위기 시 벤처캐피털이 대체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벤처캐피털 시장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효율적인 투자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성원 과장은 “우리나라 VC수준은 연구 분석기간 동안에는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지만 현재는 평균보다 높다”며 “과거보다는 VC가 대안적 역할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VC 투자는 OECD국가 중 미국, 이스라엘, 영국 등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