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외교 1차관 "北의 WMD 자금 차단"…셔먼 “北, 대화에 복귀해야"
韓日, 中정찰풍선에 "타국 주권침해 안돼…국제법 따라 필요조치 가능"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오른쪽부터)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국무부에서 회담하고 북핵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미한국대사관 제공]
한미일 외교차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회담을 열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증가하는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삼각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대만 해협 문제를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서도 한미일 공조 원칙을 밝혔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삼국간 연대 강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사진 미국 국무부 제공>
조 차관은 “우리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비핵화 없는 평화는 가짜 평화”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구축하고 한미일 안보협력도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북한과 대화에 열려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 제고에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해 이날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에 대한 질문엔 “북한 미사일 정보 공유에 대한 세부 내용을 논의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차관은 또 중국의 정찰풍선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은 채 “타국의 영토와 주권침해는 국제법상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국제법에 부합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미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을 살상하고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을 규탄했다”며 “우리는 가능한 한 조속히 평화와 안정이 회복되게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사진 미국 국무부 제공>
그는 “3국 정부는 북한의 안보 저해 행위에 대한 대응 필요성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다시 공감했다”며 “북한은 지난해 유례없는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국과 일본 및 전 세계를 위협했다”고 규탄했다.
셔먼 부장관은 “우리는 3국 공조로 북한을 억제하고,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도록 할 것”이라며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취하는 위협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한미일을 포함한 동맹은 중국이 국제질서에 반해 취하는 도전 행위를 억지하는 데 있어 공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안보 저해 행위에 대응할 것이고, 대만해협 평화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동시에 기후변화 등 문제에 있어 중국과 공조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미일 외교·산업장관이 참여하는 경제정책협의위원회(EPCC) 및 ‘쿼드 플러스’에 한국도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상원 외교위 보고서와 관련 “새로운 포맷에도 열려 있다”면서도 “이보다 더 강력한 삼각 협력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3국은 인도 태평양 전역에서 성 평등을 증진하고 젠더 폭력에 대응하며 여성의 경제 참여와 기업가 정신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사진 미국 국무부 제공>
모리 차관은 “북한이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심화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에서 3국은 억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납북자 문제에 있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공조를 요청했고 한미 양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미중관계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했고 미국은 이에 합법적으로 대응했다”면서 “이를 통해 미국이 주권을 보호했다고 생각하고 오늘 회의에서 일본도 미국의 이런 입장 지지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모리 차관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사상자뿐만 아니라 민간 기반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러시아 미사일 및 드론 공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일본은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그러한 위협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러시아는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데에 3국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계속 부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일본이 오는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룰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별도 브리핑에서 한미일 차관회담과 관련해 “북한 문제에 있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중국을 포함한 모든 책임있는 당사국에 요구해 왔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미국과 동맹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해 역내 어느 나라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