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민생 고통 가중에 한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 고민 될 것"

고물가 및 고금리 상황에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부가 공공요금을 당분간 올리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4%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오는 23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은 전날(17일) YTN 생생경제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올 상반기 더 이상 공공요금을 손보지 않겠다고 이야기한 것이 한은 금통위원회 관계자들의 금리인상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소장은 "현재 난방비, 전기료가 급격히 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에서도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는다고 밝혔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하철, 버스값 요금인상을 뒤로 미루겠다고 발표했다"며 "공식적으로 올 상반기에 공공요금을 손보지 않겠다고 한 부분은 거시경제 관리 정책의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물가가 잡혀가고 있는 건 환율이 많이 안정됐기 때문"이라며 "추경호 부총리도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해야 하나 현재는 경기 부양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한국은행이 지금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장 역시 같은 방송에 나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3.5%에서 0.25% 금리 인상에 관해 금융통화위원회 6명 의견이 아직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차 연구소장은 "한국은행이 추 부총리의 의견을 수용할지는 미지수이나 배제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 한은 금통위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김 소장의 입장에 맥을 같이했다.

미국 연준이 다음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게 기정사실화로 보이기 때문에 한은으로선 여러 가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3월 한 차례 올릴 것으로 보여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 격차를 봐야 한다"며 "우리도 소비자 물가가 작년 8월 이후 6%대에서 6개월째 머물고 있어 물가가 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 부총리가 언급한 내용을 (이창용)한은 총재가 듣지는 않아야 되겠지만, 아무래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인정해야 된다"면서 "행정부와 한은은 당연히 입장이 다르다. (그래서)한은 금통위 위원들의 고민에 고민을 더했다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점에 대해 김대호 연구소장은 "저는 윤 대통령의 비상경제대책회의, 이 대목이 한은 금통위원회 관계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상당히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은 정부와 엇박자를 냈을 경우에 통화정책도 효과가 좀 덜할 수가 있는데, 정부가 이번에 큰 정책 변화를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계가 금리 인상 부담, 물가 폭등 부담 때문에 굉장히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임을 총체적으로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연준이 다음에 어떻게 하는지를 좀 봐야한다"면서 "금리를 너무 많이 올려놓으면 다음에 우리가 쓸 카드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