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가계 빚 1867조…가계대출, 연간기준 사상 첫 감소

주담대 1012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 또 경신 

연간 판매신용 11조9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 기록

지난해 4분기 가계 빚은 1867조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연간 기준으로 2002년 4분기 통계편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2년 4/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의하면 올해 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4조1000억원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0.2%로 2021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증가세가 둔화됐다.

가계신용은 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는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 재화의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신용)거래인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은 174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7조5000억원 감소했고 판매신용은 117조7000억원으로 3조4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확대된 데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도 축소되며 4분기중 감소폭이 확대됐다. 연간 기준으로 통계편제(2002년 4분기) 이래 첫 감소(-7조8000억원)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6조5000억원→+4조7000억원)은 주택거래 부진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6조8000억원 →-12조2000억원)은 대출금리 상승 및 대출규제(DSR 3단계) 지속 등으로 5분기 연속 감소했다.

4분기 주택담보대출잔액은 1012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1007조9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예금은행(-2조5000억원→-4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6000억원→-3조8000억원), 기타금융기관(+2조8000억원→-3조3000억원) 등 기관별로 모두 감소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작년 4분기 가계신용은 소폭 감소했다. 직전 3개 분기에도 증가폭은 한자리 수에 그쳤다”며 “1월 금융위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8조원 감소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완만한 속도로 부채 축소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론 출시, 은행 대출 태도 완화 등 가계신용 증가 요인이 있으나 핵심규제인 DSR은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하면 가계신용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판매신용은 연말 소비 회복 등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이용액이 늘며 전분기말 대비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11조9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박 팀장은 “판매신용은 신용카드 등 외상구매한 결재대금의 미결제 대금을 의미하는데 8분기 연속 증가했다”며 “코로나 이후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된 영향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회복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