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각만으로 기기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중
FDA, 임상시험 시작 전 해결해야 할 수십 가지 문제 확인
실험동물 1500마리 죽인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 조사
◆…칩을 뇌에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퐁'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뉴럴링크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미국 보건당국에 신청한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실험이 불허 결정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전·현직 직원 7명을 인용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초 뉴럴링크가 신청한 인간에 칩 이식 실험에 대해 승인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지난 2016년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이다. 창업 초기에 컴퓨터 칩을 뇌에 삽입해 전자제품을 조작하고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한다는 머스크의 거창한 계획으로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언론 발표회에서 "6개월 내로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 임상시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치가 준비되면 자신의 뇌에도 삽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럴링크는 사람의 생각만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뇌에 컴퓨터 칩을 삽입해 컴퓨터와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 중이다.
FDA는 뉴럴링크가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수십 가지 문제를 확인했다. FDA는 "뇌 칩의 전선이 검사 대상자 뇌의 다른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칩이 과열돼 조직을 손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뇌를 손상하지 않고 심어진 칩을 어떻게 제거할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전·현직 직원들은 FDA가 우려하는 이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까지 임상시험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머스크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중증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뇌에 칩 이식을 성공한 스타트업 '싱크론'의 경우 임상시험을 신청한 지 5년 만인 2021년 7월에야 승인을 받았다. 싱크론은 침습적 시술로 경정맥을 통해 칩을 인간의 뇌에 이식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뉴럴링크는 돼지와 원숭이 등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 중이다. 그러나 개발 속도를 높이라는 머스크의 압박이 실험 실패로 이어지면서 2018년 이후 죽은 동물만 1500마리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뉴럴링크는 미국 연방 검찰로부터 동물복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또 병든 영장류의 뇌에서 제거한 이식 장치를 제대로 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운반했다는 의혹으로 미국 교통당국의 조사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