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경보 발령 "코 세척 시 소독된 물이나 증류수 사용"
'파울러자유아메바'...수돗물을 코로 들어마실 경우에만 감염
지난해 12월 국내에서도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첫 사망 사례 보고
◆…사진:질병통제센터(CDC) 캡처
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남성이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매년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남서쪽 샬럿 카운티에서 한 남성이 수돗물로 코를 헹구다가 물속에 있던 아메바에 감염돼 지난달 20일 사망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사망한 남성이 수돗물로 코 안을 헹군 뒤 감염된 것 같다"며 "자세한 감염 경로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플로리다주 샬럿 카운티 보건당국은 지난달 23일 경보를 발령하고 코 안쪽 부비강을 세척할 때는 소독된 물이나 증류수를 사용하도록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지역 보건당국은 "수돗물을 마시는 것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다만 코로 물을 들어마실 경우에는 발생한다"며 "수영이나 샤워 시에도 코로 물을 흡입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사진:질병통제센터(CDC) 캡처
1960년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기생 아메바와 달리 주변 환경으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해 숙주없이 생존이 가능하다. 보통 토양이나 연못, 호수 등 25°C 이상의 민물에서 서식한다.
인체에 유입되면 후각신경이 드나드는 통로를 따라 뇌척수로 침입해서 '뇌먹는 아메바'로 불리며 뇌척수막염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치사율이 97%에 달해 치명적이다. 감염 증상으로는 두통, 고열, 구토 등 감기 증세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미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1962년에서 2021년 사이 154명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중 4명만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으로 인한 첫 사망 사례가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태국서 머물다 귀국한 50대 남성이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돼 뇌수막염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