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박 색출에 "명단 틀린 게 많다…누명 당하는 심정 잘 알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나온 이탈표와 관련해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특정 의원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일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4일 오전 페이스북에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을 중단해달라. 이건 상대 진영이 가장 바라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우리 당 몇몇 의원님들에 대한 명단을 만들고, 문자폭탄 등의 공격을 하는 일이 벌어진다"며 "제명 요청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을 매우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시중에 나와 있는 명단은 틀린 게 많다"며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누명을 당하는 심정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알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간질에 유효한, 전혀 사실과 다른 명단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작성 유포자가 우리 지지자가 아닐 가능성도 커보인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우리 안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민생을 방치하고 야당 말살에 몰두하는 정권을 견제할 동력이 약해진다"며 "이럴 때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앞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이 지난달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직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을 통해 '수박 색출' 작업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비명계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은어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이낙연 전 대표 영구 제명을 요구하는 청원을 비롯해 '체포동의안 찬성 국회의원 명단 공개', '국회의원의 모든 투표를 기명으로 진행하자'는 청원도 진행되고 있다.

친명계(친이재명)는 비명계(비이재명)를 '배신자'로 규정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계 김용민 의원은 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내 배신자들은 프레임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이분들은 자기들 패만 보여주고 끝났다. 실패한 반란"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일부 강성 지지층들이 이탈표 색출에 나선 것을 두고 "당원들이 느끼는 분노와 실망감은 매우 정당하고 정의롭다"면서 "배신한 것들에 대해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은 당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남국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함께 같이 싸워내야 될 동지를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개하면서 "자발적으로 생각해서 한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탈표를 만든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