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제품·생산량·생산장비·원료명 공개 요구
중국 내 10년간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 금지
삼성과 SK의 중국 매출 비중 각각 9.6%, 25%
"미국에 협조하는 만큼 혜택 얻어내야 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 년 8 월 9 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과학법 서명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미국의 반도체과학법 세부조항이 발표되자, 한국 반도체 기업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정보 공개'와 '초과이익 공유'와 같은 독소조항을 단 보조금 정책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총 527억달러 상당의 보조금 정책을 발표했다. 반도체 생산에 390억달러, 연구개발에 132억달러다.
한국 기업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의 까다로운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먼저 보조금을 1억5000만 달러 이상 받는 기업이 초과 이익을 달성하면 미 정부에 일정 부분을 공유해야만 한다.
또 미국은 주요 반도체 생산 제품과 생산량, 생산 장비, 원료명, 주요 고객도 기재할 것을 요구했다. 기술이 무기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공장 내부도 기밀로 하는데 위와 같은 정보를 달라는 것은 최첨단 반도체를 어떻게 만드는지 공개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이달 가운데 중국 등 우려 국가에 반도체 투자를 금지하는 '가드레일' 조항도 공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과 공동 연구를 하거나 기술 이전을 할 수 없으며, 앞으로 10년간 생산량도 늘릴 수 없다. 만약 이를 어길 시 지원금을 반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적재산이 노출되는 것은 물론 중국 반도체 사업에 지장을 줄 것"이라며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고민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와 D램을 각각 25%, 46%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삼성전자가 9.6%지만 SK하이닉스는 25%에 달한다.
보통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매년 공정장비를 새로 들여와 공정전환을 해야만 기술과 원가 측면에서의 경쟁력 유지가 가능한데, 미국의 보조금을 받게 되면 중국 내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반도체와 전기차 등 관련 법안을 계속 쏟아내는 것은 미국이 큰 압박을 받는 상황으로 볼 수 있기에 현 상황을 이용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관계자는 "반도체법을 보면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에 절실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은 민·관 외교력을 총동원해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오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초과 이익 환수 등 조건이 과도해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지급 기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어제 "경영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정보 제출 의무가 있고 기술에 대한 정보가 상당 부분 노출될 수 있어 여러 조항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초과이익 환수의 기준인 예상 수익률을 정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을 미국에 강하게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했다.
미국과 협상할 좋은 기회가 다가올 4월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다. 통상적으로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서로 간의 이슈에 대한 실무협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한국에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므로 동맹국 지위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나선 것에 우리 정부가 협조하고 있는 만큼 제재보다는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총 527억달러 상당의 보조금 정책을 발표했다. 반도체 생산에 390억달러, 연구개발에 132억달러다.
한국 기업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의 까다로운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먼저 보조금을 1억5000만 달러 이상 받는 기업이 초과 이익을 달성하면 미 정부에 일정 부분을 공유해야만 한다.
또 미국은 주요 반도체 생산 제품과 생산량, 생산 장비, 원료명, 주요 고객도 기재할 것을 요구했다. 기술이 무기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공장 내부도 기밀로 하는데 위와 같은 정보를 달라는 것은 최첨단 반도체를 어떻게 만드는지 공개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이달 가운데 중국 등 우려 국가에 반도체 투자를 금지하는 '가드레일' 조항도 공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과 공동 연구를 하거나 기술 이전을 할 수 없으며, 앞으로 10년간 생산량도 늘릴 수 없다. 만약 이를 어길 시 지원금을 반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적재산이 노출되는 것은 물론 중국 반도체 사업에 지장을 줄 것"이라며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고민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와 D램을 각각 25%, 46%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삼성전자가 9.6%지만 SK하이닉스는 25%에 달한다.
보통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매년 공정장비를 새로 들여와 공정전환을 해야만 기술과 원가 측면에서의 경쟁력 유지가 가능한데, 미국의 보조금을 받게 되면 중국 내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반도체와 전기차 등 관련 법안을 계속 쏟아내는 것은 미국이 큰 압박을 받는 상황으로 볼 수 있기에 현 상황을 이용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관계자는 "반도체법을 보면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에 절실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은 민·관 외교력을 총동원해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오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초과 이익 환수 등 조건이 과도해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지급 기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어제 "경영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정보 제출 의무가 있고 기술에 대한 정보가 상당 부분 노출될 수 있어 여러 조항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초과이익 환수의 기준인 예상 수익률을 정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을 미국에 강하게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했다.
미국과 협상할 좋은 기회가 다가올 4월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다. 통상적으로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서로 간의 이슈에 대한 실무협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한국에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므로 동맹국 지위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나선 것에 우리 정부가 협조하고 있는 만큼 제재보다는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