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회사원 A씨는 평소 절친했던 이종사촌 동생인 B씨가 '명의만 빌려주면 사업자등록만 하고 곧 폐업하겠다'며 100만원을 건네주자 마지못해 사업자등록증을 하도록 명의를 빌려줬다.
그러나 B씨는 사업을 하면서 많은 세금을 내지 않은 뒤 폐업, 잠적해 버렸다.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A씨는 국세청이 자신 소유의 주택을 압류하는 등 체납처분이 진행되자 '명의만 빌려줬을 뿐 사업을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A씨는 100만원의 '용돈' 때문에 수 억원의 세금을 물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 처럼 명의대여에 따른 억울한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은 14일 "다른 사람에게 사업자등록 명의를 대여할 경우 각종 피해를 받을 수 있다"며 일반인들의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명의대여를 했다가 상대방이 세금을 체납하는 경우 ▲은행 대출금의 변제요구 및 신용카드 사용이 정지되는 등 금융상의 불이익 ▲소득 합산으로 인한 세금부담 증가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 등 생활.재산상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타인에게 사업자명의를 빌려주게 되면 사업과 관련된 모든 세금은 사업자 등록증상의 대표자 명의로 처리되며 사업이 개시된 이후에는 명의자 본인이 실제사업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도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인의 주주로 명의를 빌려주면 현행 법상 2차납세의무자로 지정되어 연대납세의무에 따른 거액의 세금을 부담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사업자등록 등 명의를 대여했다가 발생하는 납세자들의 고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명의대여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내용과 피해사례를 담은 홍보물을 각 기관에 배포해 홍보하고 있다”며 “명의대여를 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며 부득이하게 명의를 빌려줘야 할 때에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따져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