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韓, 자국산 부품 들어가는 폴란드 자주포 우크라 수출 승인"

한국 정부가 지난해 한국산 부품이 들어가는 크랩(크라프·Krab) 자주곡사포를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한국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련 문서와 가능한 문제들을 모두 검토한 후 폴란드에 수출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한국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 부품을 제공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승인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HSW(Huta Stalowa Wola)가 생산하는 크랩 자주포에는 한국 K9 자주포의 섀시 부위를 비롯해 영국제 포탑, 프랑스제 포신 등 다양한 국가의 부품이 들어간다.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 측 과거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에 크랩 생산용 K9 차체를 초도 공급했다.

로이터는 러시아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비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 진영에서 한국을 향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작년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을 결정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으며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특별 강연에서 한국이 군사적 지원에 나서 달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도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이 교전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바꾼 사례가 있다"며 "한국이 군사적 지원이라는 특정한 문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