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원, "국세청 과세처분 취소하라" 결정
국세청이 또 한 번 '어이없는' 부실과세로 힘없는 납세자에게 엄청난 상처를 안겨준 사례가 나왔다.
비록 국세심판원이 국세청 과세처분을 취소, 납세자의 억울함을 풀어줬지만 국세청이 여전히 부실과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증명됐다.
국세청은 중고기계를 매매하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단 한 차례 (자신의 계좌를 통해)기계매매대금 거래를 중계해준 건설노무자를 제대로 확인도 없이 '사업자'로 판단해 1000만원이 넘는 부가가치세를 과세해 버렸다.
14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건설현장 노무자(건설노무자)로 일하는 A씨는 지난 2001년 평소 알고 지내던 중고기계상인 B씨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계좌로 기계매매대금 6250만원을 송금 받아 이를 인출, B씨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4년이나 지난 2005년 초 '날벼락'이 떨어졌다. 국세청에서 A씨에게 1090만원의 부가가치세를 내라는 통지서가 날아온 것.
자초지종을 알아본 결과 국세청이 2001년 부탁을 받아 거래대금을 중계한 것을 놓고 A씨를 사업자로 판단, 거래금액에 대한 세금를 부과했던 것. A씨는 과세불복청구를 제기하면서 "건설현장을 전전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무슨 사업자냐"며 "지인의 부탁을 받아 단 한 차례 기계매매대금을 중계했을 뿐이며 직접 기계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세청도 물러서지 않고 과세논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국세청은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는 부가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며 "과세자료 소명과정에서 기계판매대금이 A씨 계좌를 매개로 오고갔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맞섰다.
심판원 조사결과 국세청의 조사가 엉터리였음이 증명됐다. 아울러 국세청의 과세논리도 억지였음이 판명됐다 "처분청은 A씨가 기계를 사들여 특정회사에 매출한 것으로 판단, A씨를 사업자로 직권등록해 과세했다"며 "그러나 심판원 조사결과 청구인의 거래사실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심판원은 이어 "설사 A씨가 거래했다해도 이 건 외 다른 거래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A씨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을 정도의 사업형태를 갖추고 반복적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A씨를 사업자로 직권등록, 세금을 부과한 처분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