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가상승률, 주요국 대비 완만한 속도로 둔화…공공요금 인상 불확실성↑”
“中경제 회복·IT 부진 완화 경기상방요인…글로벌 경기부진··금리상승 하방요인”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변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높이는 요인”
“주택시장 부진에 부동산PF 대출·가계부채 상환 어려움 등 금융불안 작용 우려”
◆…사진=조세일보 DB
한은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법에 따라 매년 2회 이상 통화신용정책의 수행상황과 거시 금융안정상황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경제는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은은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는 국제유가, 곡물가격 등 공급 측 물가상승압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하지만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유류세 조정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보다 더디게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국내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 및 물가목표로의 수렴 시기와 관련해서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공공요금은 인상 폭 및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인상 시 2차 파급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우크라이나 전쟁, 미 연준 통화정책 등도 국내 물가승률 둔화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경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경제 회복, IT경기 부진 완화 등 대외여건이 나아지면서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경기 부진 심화, 금리상승 영향 확대 등은 경기하방 위험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기조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글로벌 경기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대외수요의 위축은 우리 경제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내에서는 작년 하반기부터의 금리상승 영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높은 가계부채 수준, 주택시장 부진 등이 경기 하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경제 여건에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경제지표의 흐름에 크게 영향받으며 변화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향후 연준의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금년중 미국 경제의 연착륙, 물가 오름세 둔화 여부 등에 대한 판단에 따라 변동할 것으로, 유로존은 유럽중앙은행(ECB)이 3월 회의에서도 50bp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3월 이후의 정책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지속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나 시장참가자들은 총재 교체시기와 맞물려 2023년 중 장기금리 변동 범위 추가 확대, 마이너스 금리정책 수정 등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지표 변화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향후 정책방향과 관련된 지표의 흐름이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경우 국제금융시장과 이에 영향 받은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거래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매매 및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 부진은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을 촉진할 수 있는 반면 부동산PF 대출 등의 부실 위험성을 높이고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고위험 가구를 증가시키는 등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 부진으로 인한 시장 불안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누적된 금융불균형 위험을 완화해 나가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