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 가계대출 2.7조원↓…‘역전세’ 전세자금대출 감소 영향

가계대출, 2월 증감액 기준으로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 감소
기업대출 7조9000억원 증가…세 번째 큰 폭 늘어

2월중 은행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 줄며 역대 2월 증감액 기준으로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리부담과 역전세 상황 심화에 전세자금대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크게 줄었다. 반면 기업대출은 5조2000억원 늘며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세 번째로 큰 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 줄어 2004년 1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역대 2월 증감액 기준으로 최대폭 감소했다. 이전 최소치는 2022년 2월 2000억원 감소다. 1월 4조7000억원 줄어든 데 비해 감소규모는 축소됐지만 두 달 연속 줄었다.

주택담보대출(1월 +0.0조원→2월 -3000억원)은 주택 매매 및 집단대출 관련 자금수요가 증대됐으나 전세자금대출 감소폭이 확대(-1조8000억원→-2조5000억원)되면서 감소로 전환했다.

기타대출(-4조6000억원→-2조4000억원)은 높은 대출금리, 대출규제(차주단위 DSR 3단계)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전월의 계절요인(상여금 유입 등)이 해소되며 감소규모는 축소됐다.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은 주택매매 및 집단대출 자금수요가 다소 증대되긴 했으나 전세자금대출 감소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체적으로 줄었다"며 "최근 들어 주택거래가 다소 늘고 있지만 거래증가에 따른 영향은 이사시점에 가계대출 수요가 발생하므로 향후 영향은 시차를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대출 2조7000억원 감소는 2월 증감액으로 역대 최대폭 감소며 월별 기준으로는 역대 세 번째 작은 규모다. 전세자금대출은 가장 크게 줄었다"며 "전세자금대출 수요는 금리부담 때문에 신규 수요가 줄고 기존 대출의 상환이 이루어졌다. 최근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고 역전세 상황이 심화되면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월중 은행 기업대출은 5조2000억원 늘었다. 역대 2월 증감액 기준으로 통계 속보치 작성(2009년 6월) 이후 세 번째로 큰 폭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는 2021년 2월 8조9000억원 증가다. 1월 7조9000억원 증가에 비해 증가폭은 축소됐으나 두 달 연속 늘었다.

대기업대출(+6.6조원→+9000억원)은 연말 일시상환분의 재취급 등 전월의 계절요인 소멸, 회사채 발행 확대에 따른 대출수요 둔화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1조3000억원→+4조3000억원)은 일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