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재경부서 변양호씨 컴퓨터 파일 반출"
辯"피고인 변호 위한 정당한 방어행위"
현대차 그룹의 부채탕감 로비의혹의 진위에 대한 법정 공방이 현직 재경부 공무원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14일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김상철 부장판사)가 속행한 '현대차 로비'공판에서 현직 재정경제부 공무원들이 변양호 전 금융정책국장과 관련된 PDA파일을 변호인단에게 무단 반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경부 공무원들이 지난달 말 변양호 전국장과 관련된 컴퓨터 파일을 일부만 남겨둔 채 삭제했으며 일부를 변국장의 변호사사무실로 반출, 조직적으로 변씨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재경부로부터 변양호씨와 관련된 파일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파일을 지우거나 손상시킨 것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피고인의 변호를 위한 정당한 방어행위였다"고 부인했다.
변호인은 또 "검찰이 변호인을 돕고있는 사람들은 모두 불러다 조사하고 있다"며 "변호인을 돕는 것이 큰 죄를 지은 것인가"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현대에서 받은 41억6000만원은 김동훈씨 혼자 삼킨 것인가?
현대차 그룹으로부터 계열사인 아주금속과 위아의 담보 및 무담보 채무 약 2000억원 상당에 관한 채무탕감 부탁을 받고 2001년 7월부터 2002년 6월경까지 14차례에 걸쳐 총 41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동훈씨.
그러나 김씨가 로비에 사용했다고 밝힌 돈은 20억3000만원이다. 이에 따라 이날 공판에선 행방을 알 수 없는 21억3천만원을 김씨가 가로챈 것인지, 아니면 당초 목적대로 로비에 사용됐는지 여부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변호인단은 이날 공판에서 나머지 21억3000만원의 행방과 다른 피고인들에게 줬다는 뇌물에 대한 진위도 추가로 따져 물었다.
변호인단은 증인심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때 김동훈씨의 집에는 1억여원의 현금밖에 없었다"며 "대부분을 본인이 가진 것이 아닌가"라고 캐물었다.
이에 김씨는 "돈은 본래의 목적대로(로비) 다 사용됐다"며 "변양호씨 등 지금 알고 있는 사람들 외에도 돈을 건넨 사람이 더 많지만 지금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또 김씨의 통장 거래내역을 조사한 결과를 분석해 발표하고 "현대차 그룹으로부터 14차례에 걸쳐 돈을 받았는데 그때마다 본인은 물론 부인과 자녀들의 계좌로 수천에서 수억원씩 현금이 입금됐다"며 "일반적으로 로비를 하려면 로비하기 직전에 현금을 마련하는데 김동훈씨는 돈을 건넨 일정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일자에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가족들의 계좌로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는 "가족들에게 입금한 돈은 내돈이다"며 부친에게 받은 돈 30억원 등 원래 가진 돈이 많기 때문에 "로비를 할 돈과는 별개였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수억원씩을 현금화 하는 과정에 대한 변호인단이 집중추궁에 "본인은 원래 현금을 좋아한다"고 농담섞인 변명을 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가 피고인석에서 증인석으로 자리를 옮겨 나머지 피고인들의 심문을 받았지만 검찰조사에서 진술한 내용 중 상당 부분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씨는 변호인들의 심문에서 당초 뇌물을 건넨 날짜와 장소등을 비교적 상세히 진술했던 것과 달리 피고인들과 식사한 장소와 식당, 만난 장소나 일시 등에 대한 물음에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돈을 건넸다면 아마 그랬을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해 재판관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남은 심리기간은 10여회, 11월에나 결론 날 듯
현대차 로비 공판은 1심 6개월의 소송기한에 쫓겨 앞으로 많아야 10여회 정도의 심리기한을 남겨 두고 있다.
선고만기일은 11월18일, 검찰측이 추가한 증인만 30여명, 변호인단의 증인 70여명을 합하면 100여명의 증인에 대한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
재판관은 "심리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측과 변호인측은 꼭 필요한 증인부터 우선 심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8월 21일 오후 2시에 속행될 예정이다.
김동훈 피고인은 다음 공판에서도 증인석에서 나머지 피고인은 변호인단의 반대심문을 받게 되며 검찰측의 추가증인에 대한 심리도 열릴 예정이다.
변호인단은 S某 일간지에서 김동훈씨에게 기자증을 발급한 시기와 김동훈씨의 수익관계와 세금(소득세)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추궁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