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SVB은행 폐쇄 결정
"미 정부 대응 잘하고 있지만, 국채 많이 보유한 은행들 위기"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물가, 소비지표, 또 23일 FOMC 결정 지켜봐야"
◆…10일(미 동부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실리콘밸리은행(SVB) 지점이 문을 잠그고 영업을 중단했다. 로이터는 SVB가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사진=로이터 제공)
지난 10일 미국 내 자산 순위 16위 실리콘밸리은행(이하 SVB)이 파산한 가운데, 국채 자산 비중이 높은 은행이나 보험회사도 파산 위험이 있어, 실물 경제에까지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13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미국 SVB 파산...금융·실물경제 여파는'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 폐쇄를 결정했다. 그리고 실물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한 미국은 13일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예금에 대해서만 전액 보증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김 교수는 "미국 정부가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빨리 대처를 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은행이란 건 신용으로, SVB처럼 국채 투자 비중이 높은 유사한 은행들도 파산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자산가격 거품이 SVB가 파산하게 된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코로나 때문에 미국 경제가 큰 침체에 빠져, 미 연준이 3월에서 6월 사이에 무려 3조 달러의 돈을 풀었다. 많은 돈이 풀리면서 자산가격에 거품이 발생했고 각종 기업의 부채가 증가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돈이 많이 풀리면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들에도 돈이 많이 흘러들어갔다. 이들은 돈을 벌면 SVB에 돈을 예치했지만, 대출은 이자가 비싸지면서 PEF(사모펀드)같은 직접 금융에서 받기 시작했다"며, "예금은 SVB에 하고 대출은 사모펀드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VB는 돈(예금)은 들어오는데 대출이 잘 안되니 이 돈으로 채권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VB의 투자 자산 중 51%가 채권이었는데,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채가격이 폭락했고 위험하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예금자들의 예금 인출 욕구가 폭증한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또 "예금을 인출해주기 위해 손실을 보고 채권을 다 팔게 됐고, 그러다보니 예금자들이 더 빨리 돈을 찾아야 된다고 하면서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자 미국 정부가 은행을 폐쇄시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미국이 열심히 대응하고 있지만, 향후 몇몇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선 "지금 사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실대출이나 모기지 사태와는 다른, 자산가격에 발생한 거품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지금 국채를 많이 보유한 은행이나 보험회사들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은행 파산 사태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미국 소비가 위축되면서 2,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나타나 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우려까지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정부가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단기적인 충격은 없겠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실물경제로 번지는 과정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정책 대응을 하면서 이번 주 미국 물가와 소비지표가 발표되고, 또 다음 주에는 미 FOMC(23일)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