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VB 사태에 연준 빅스텝 전망 소멸… 한은, '금리동결' 할까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중대한 변수로 등장

미 연준 '빅스텝' 가능성 '0'까지 하락... 급등하던 환율도 안정세

KB證 "연준 최종금리 5.25% 예상... 한은, 추가금리 인상 우려 완화"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에 위험회피심리 강화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이런 분위기가 4월 열릴 예정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고려할 중대 변수로 등장했다.

당초 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 10일 연준의 50bp 금리 인상 전망은 74%까지 치솟으며 시장에서는 빅스텝 결정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SVB 사태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골드만삭스는 12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은행 시스템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더이상 연준의 3월 이후 경로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과 함께 22일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의하면 이달 연준의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택한 비율은 0%가 됐다. 25bp 인상을 예상한 비율은 97.4%까지 치솟았으며 금리동결 의견도 2.6%로 나타났다.

이 같은 관측들에 근거해 SVB 사태는 다음달 개최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도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확산되고 연준의 긴축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3일 전거래일보다 22.4원 내린 1301.8원에 마감하며 안정을 찾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SVB보다 작은 미국 내 은행은 4000개가 넘게 존재하며 이 은행들이 미국 전체 자산 중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방 은행들에서 유동성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며 "3월 FOMC에서의 50bp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으며 6%까지 반영하고 있던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는 5.2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긴축 우려 후퇴로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은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 국고 금리는 이미 한 차례 추가 인상을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전망의 후퇴와 안전 자산 선호로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