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미국인 투자자들이 안전지대로 여겼던 은행이 파산함에 따라 은행을 비롯한 전통적인 금융주들이 거래 시작과 함께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고 일부 은행주의 경우 개장 몇 시간 만에 최대 75%까지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는 20% 이상 급등세를 이어가는 등 반사이익을 얻으며 모처럼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실리콘밸리 은행, 실버게이트 은행, 시그니처 은행 등이 연이어 폐쇄된 후 어떤 은행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인지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은행업 전반으로 위기가 번지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FRC(First Republic Bank)와 WAL(Western Alliance)은 60% 하락하며 최악의 타격을 입고 있다.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 설립자 캐시 우드(Cathie Wood)는 연방준비은행이 금리 인상을 자제하지 않으면 더 많은 은행의 파산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하며 "만약 연준이 CPI(소비자물가지수) 같은 후행지표에 집착해 추락하는 수익률 곡선이 보여주는 디플레이션 요인에 대응을 미룬다면 위기는 더 많은 지방은행으로 번지고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집중화되고 불투명하고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미국 은행 주식이 폭락한 것과 달리 분산되고 투명하며 감시가 가능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재평가되는 것은 전혀 놀라울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비트맥스(BitMEX) 설립자이자 암호화폐 전문가인 아더 헤이스(Arthur Hayes)도 연준이 다시 비둘기파적 태도를 취하고 더 많은 돈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가상화폐와 같은 위험 자산 시장이 폭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은 야만적인 기간이었다"라며 "이제 연준과 싸울 필요가 없게 되었으며 채권시장은 돈을 찍어내는 모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은행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이번 달 이전 예상되었던 0.25bp 인상을 강행하기보다는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 얀 하치우스(Jan Hatzius)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시스템의 경직으로 인해 FOMC가 오는 22일 금리 인상을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을 수렁에 빠뜨렸던 관련 은행 문제가 일반은행 문제에 밀리면서 전일 대비 비트코인 20%, 이더리움 15%, 알트코인 30%를 훨씬 넘게 상승하는 등 시장이 근래 보기 어려운 수준의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