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당원 누구나 수긍할 공천제도여야"…민주 '공천제도TF' 본격 가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당내 만들어진 '2024 총선 공천제도 TF'에 대해 "국민 누구나, 당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공천 제도를 만들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2024 총선 공천제도 TF' 1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과거를 향해서 퇴행하고 있다. 이 퇴행을 막느냐, 다시 방향을 전환해서 미래로 가느냐가 결정되는 것이 내년 총선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가 실종됐다. 민생을 챙기고 누가 더 잘하느냐를 경쟁하기보다는 상대를 제거하고 분열시키고 파괴하는 이런 정쟁이 난무하고 있다"며 "곧 우리가 정해놓은 공천룰을 만드는 시한, 총선 1년 전이라는 시간이 다가온다. 내년 총선은 그 어떤 총선보다도 역사적·국가적 의미가 큰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민주당 내에서 누구나 수긍하는 합리적인, 그리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가급적 시한도 지켜주시고 그 과정에서 당내 의견 수렴과 국민들의 의견들을 최대한 반영해서 승리할 수 있는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내년 총선 공천 제도를 정비할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달 말까지 TF안을 확정해 4월 초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최고위 및 의총 보고를 거쳐 특별당규를 제정하기로 계획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TF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3선 이개호 의원이 단장을 맡는 등 비명계가 전면에 포진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지도부는 전했다. 전체 11명 위원 중 비명계 인사는 9명, 친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문진석·이해식 의원 등 2명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사태 이후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갈등이 점차 두드러지면서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이에 내년 공천에서 비명계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당내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 대표가 공천권을 남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TF를 구성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TF 단장인 이개호 의원은 이날 "최고선인 내년 총선 승리를 이루기 위해 공천제도의 모든 판단 기준을 경쟁력에 둬야 한다"며 "모든 후보가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당의 결집력을 높이고, 반드시 총선 승리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말했다.

비명계인 전해철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공천제도TF의 비명계 인사들의 배치를 두고 "1년 전 공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공표하게 되어 있는 당헌 규정들을 지키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했다"며 "그 과정에서 공천제도를 다루는 것을 당내 여러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얘기했던 것들이 구현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어 의미 있다고 본다. 이번 인사에서도 상당 부분 그런 부분이 구현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