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주민들은 산불에 초긴장 상태인데 술판 벌여"
민주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는 건 방관자적 태도"
국힘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 분명히 언론에 밝혀"
◆…김영환 충북지사가 14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도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14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충북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산불 1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마을 수십 가구에 대피령을 내렸다. 이 불은 21만㎡의 임야를 태우고 20여시간 만에 진화됐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산불로 산림·소방당국과 제천시 등이 비상근무에 돌입한 이날 오후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산불로 산림·소방당국과 제천시 등이 비상근무에 돌입한 이날 오후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충북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1일 오후 논평을 통해 "김영환 충북지사는 산불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는데도 현장에 가지 않고 술판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지난 30일 제천지역 주민들은 산불에 초긴장 상태로 밤을 지샜다"며 "한창 술판이 벌어진 시간 봉화산에 투입된 산불진화대원들은 산속에서 김밥으로 버티며 밤샘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지사는 도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술판을 벌였다는 말인가"라며 "술판을 정리하고 현장으로 달려갔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부대변인은 "충북 소방의 책임자는 김 지사"라면서 "소방직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었지만 조직 운영과 일부 지휘권은 여전히 도지사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 지휘권과 광역단체장이라는 직책은 그 지역 국민들이 준 것인데 자신에게 도정을 맡긴 도민에게 부끄럽지도 않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물을 마셨고 외부 행사로 얼굴이 붉게 그을린 것이라는 김 지사 측의 해명은 가관"이라며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는 건 '기꺼이 방관자가 되겠다'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 지사는 지금이라도 도민께 사죄하고, 도민의 생명과 삶을 책임지지 않을 것이면 지사직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에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김영환 충북지사와 관련하여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억지 주장과 달리 김 지사는 지난 30일 저녁 술판을 벌이지 않았다. 김 지사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언론에 밝혔다"고 반박했다.
앞서 충청북도는 지난달 30일 김 지사의 일정을 상세히 공개하며 간담회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 충북도립교향악단 연주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이후 오후 9시경 충주시 신연수동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시민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