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 소장 "저축은행·증권사 등 일부 파산해도 경제 흔들릴 정도 아냐"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감한 구조조정 단행해야"
"건설 또는 금융 주체, 책임질 건 지고 또 정부 지원 정책 명확하게 해야"
"정부, 부동산PF 부실 정리하기 보다 큰 탈 없도록 연명할 가능성 높아"
◆…지난달 6일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정책금융기관, 금융회사 등과 함께 권대영 상임위원 주재로'회사채·단기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 금융위원회 제공)
정부가 과감하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부동산PF) 부실을 정리하기 보다 큰 탈 없이 보이도록 덮고 가는 식의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5일 방영된 KBS1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 '언제까지 정부가 부동산에 개입할건가!!'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선 소장은 이날 한국 경제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부동산PF 부실로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등이 몇 군데 파산한다고 하더라도 경제 전체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증권사나 캐피탈이 그래봐야 우리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며, "코로나 시기 유동성이 넘쳐날 때 돈을 많이 벌어 놨기 때문에 아주 못 버틸 정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저축은행, 캐피탈, 보험사 등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시중은행이 나서서 지원해 줘야 된다는 식의 상황 판단 자체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공금융기관도 아니고 시중은행도 어쨌거나 민간은행이다. 민간은행이 정부가 도와주라고 해서 지원을 해줘야 되나. 말끝마다 시장원리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럴 때만 시장원리를 과격하게 무시하는지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부동산 하락세가 지속되고 빚을 많이 졌던 사람들이 연체율이 늘어나면 시중 금융권도 상당한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 또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그런 과정들을 되풀이하는 게 너무 지겹지 않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 소장은 정부가 책임질 건 지게 하되, 어느 정도 선까지는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에 침체가 올 때마다 세 번, 네 번의 대책을 내면서 불안감을 남기기 보다 실태조사를 진행해 명확하게 데이터를 밝히고, 현재 수준에서 괜찮다가 아니라 향후 부동산 시장이 더 나빠질 수 있는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건설 또는 금융 주체들이 책임질 건 지게 하고 또 어느 정도 선까지는 정부가 지원해 주겠다는 식으로 정리를 하고 가는 것이 전체적인 시장 불안을 장기화 시키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선 소장은 "정부 관료들이 임기 안에 큰 탈이 안 나면 된다는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이번에도 부동산PF 부실을 정리하기 보다 큰 탈 없이 보이도록 덮고 가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