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개인사업자 납세 행태 분석
2018년 기준, 소득 53.4% 신고 안 해
"성실신고확인제도, 납세 순응에 기여"
검증대상 금액기준 '적정한지' 숙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6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성실신고확인제도가 개인 사업자의 납세 순응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현재의 수입금액 기준이 적정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숨긴 소득의 비율이 53%를 넘어섰다는 분석자료가 나왔다. 100% 소득이 노출되는 일반 봉급생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를 막기 위해 세무사에게 신고내용을 재차 검증받도록 하는 '성실신고확인제'가 시행 중인데, 검증 대상이 되는 수입금액 기준이 적정한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은 6일 내놓은 '조세재정브리프'를 통해 "사업소득은 기본적으로 납세자의 신고자료에 의존해서 과세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근로소득 대비 조세회피 및 탈세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조세연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문직·부동산 임대업자·정보기술(IT) 관련 업자 등 고소득 사업자의 소득 적출률은 53.4%였다. 100만원을 벌면 53만원을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숨긴다는 소리다.
정부는 고소득 전문직들이 벌어들인 소득을 숨기는 행태가 줄어들도록 2011년에 성실신고확인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일정 요건(수입금액)을 만족하는 개인사업자나 소규모 법인이 종합소득세·법인세를 납부하기 전에 신고내용과 증빙서류 등을 세무대리인에게 검증받도록 하는 제도다.
조세연은 이를 두고 "성실신고확인제도가 그 취지대로 과표 투명성을 제고한다면, 납세자는 조세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도 대상자가 되는 것을 회피하려는 행태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대상자가 되지 않기 위해 수입금액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조세연의 분석(2015~2020년)에선, 성실신고확인제도 대상이 되는 금액 규모를 벌어들이는 개인사업자는 총수입금액을 평균 820만원(수입금액의 1.3%)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사업자의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단 의미다. 조세연도 "성실신고확인제도가 개인사업자의 납세 순응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세연은 이어 "구체적인 수입금액에 따른 소득탈루 정도를 파악한다는 전제로 현재의 수입금액 기준이 적정한지, 혹은 추가로 기준금액 인하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