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어떻게?…'동결 가능성'에 무게 실려

美 연준의 긴축 우려 둔화에 한은의 추가적 금리인상 압박 줄어들어

채권업계 종사자 설문조사, 응답자 83% '기준금리 동결' 예상

증권가도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 실어... "한은, 추가 금리 인상 명분 줄어"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도 둔화된 만큼 한은이 추가적인 금리인상보다는 동결 후 경기, 물가, 환율 등의 변화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채권업계 종사자 8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83명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15명은 0.25%포인트(p) 인상을 전망했고 0.50%p 인상, 0.75%p 인상을 예상한 응답자도 각각 1명 있었다.

협회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전망이 확산됐다"며 "국내 물가 둔화세 또한 가시화되면서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의 전망 또한 금리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VB 파산 이후 연준의 긴축 우려는 상당부분 완화됐으며 금통위원들이 추가 금리인상의 요인으로 지목했던 원·달러 환율도 1300원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 등으로 인해 연준의 재가속화 옵션은 제거돼 한은 입장에서도 추가 인상의 명분이 사라졌다"며 "또한 3월 KB 기준 전세가격 하락은 더욱 가팔라지고 있고, 2분기 물가상승률 안정화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여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지난 2월 동결에 이어 두 번 연속된 동결이다. 시장에서는 4월 동결을 마지막으로 한은의 금리인상은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며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은행의 시스템 위기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인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물가가 2%로 수렴해가는 시기와 속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유가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국내 물가상승률이 6%대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기준으로 1.50%p로 확대됐는데 이는 22년만에 최대폭"이라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기준금리 격차가 추가적으로 벌어질 경우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