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사건 과장·왜곡해 동맹 흔들려는 세력…"국민 저항 받을 것"
민주, "사실이라면 '주권 침해', '한미동맹 신뢰 심대하게 훼손'한 처사"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미국의 대통령실 도감청과 관련해 상황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며 상황 파악이 끝나면 미국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미국의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무게가 실리는 결론이 무엇인지, 판단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미국 측에 항의 등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고, 취할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첫째 지금 미국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미 국방부도 법무부도 조사를 요청한 사안"이라며 "사실관계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둘째로 이번 보도가 나온 상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유출 주장 자료 대부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내용으로 미국에서는 유출 자료 일부가 수정되거나, 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정 세력의 의도가 개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셋째로 양국에서 상황 파악이 끝나면 우리는 필요할 경우에 미축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이런 과정은 한미 동맹이 형성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과장, 혹은 왜곡해서 동맹 관계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들로부터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청이 됐다는 김성한 외교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비서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관련 대화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확인했는지 여부와 당사자에게 이 부분에 대해 조사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여러분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감안해서 조치를 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외교사안이고, 정보사안이다. 외교와 정보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 않는 관례가 있다"며 직접적인 확인을 피해갔다.
이번 미국측의 도감청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당부가 있었는지,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언제쯤 파악했는지, 보도 전 미국 측에서 알려줬는지 여부를 묻는 질무에 이 관계자는 "정보 사항에 관한 내용이라 거론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의 당부 말씀에 대해서는 소개할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방미와 관련해 김성한 전 안보실장 후임인 조태용 실장이 가지 않고, 김태효 1차장이 가는 배경에 대한 질문에는 "출장은 필요에 따라 가는 것이고, 김태효 1차장이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돼서 가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도감청 관련 국방부 설명에서는 '국방부 합참 건물은 필요한 조치가 이뤄졌다는데,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실의 모든 전화선과 통신 장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관계자는 "야당 주장에 귀를 열고, 합당한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팩트와 먼 게 너무 많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실 청사에 보안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이전해올때부터 완벽하게 준비했고, 지금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정기적으로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점검이 이뤄지고, 그동안 아무 문젝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청와대 시절 벙커 구조보다 현재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이 보안이나 안전이 더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창문 진동 등으로 도감청이 가능하다는 부분에 대해서 방지 시설이 설치된 게 맞는지,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보완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묻는 추가 질문에 "도감청 관련해서는 여러분이 아는 상식적 방지 장치 이상으로 시설이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NSC' 보안이나 안전은 청와대보다 용산이 훨씬 더 탄탄하다며 거듭된 우려성 질문에 대해 일축했다. 그러면서 (도감청) 사실확인이 먼저라는 말을 계속하는데 미국측에서 확인하는 사실과 달리 우리측에서 주도적으로 사실 확인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있느냐는 질문에는 "양측에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대통령실 도감청에 집중된 만큼 대통령실 관계자의 해명으로 속시원한 설명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여전히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대통령실과 우리 정부의 보다 강력한 항의와 재발 방지책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이번 도청 사건은) 우리나라에 대한 주권 침해로 한미동맹의 굳건한 신뢰를 심대하게 훼손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번 도청 사건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는 대통령실의 태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미국은 우리 정부에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역시 미국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를 약 2주 가량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도청 사건은 한미 동맹과 우리 외교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