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CPI와 근원CPI 역전 발생…미 5월 FOMC 25bp 인상 전망 늘어
KB증권 “시장에 반영된 3차례 금리인하 기대감 과도”
SK증권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에 유의해야”
한화투자증권 “은행 사태가 경제·물가 미친 영향 불확실…인하 논의 시기상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사진=로이터 제공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3월 CPI가 전년동월 대비 5.0% 상승해 2월에 기록한 6.0% 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지만 지난해 6월 9.1%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6월 9.1% 이후 9개월 연속 하락했다. 2021년 4월 4.2% 이후 2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부문이 3.5% 떨어지면서 물가하락을 견인했으며 식품 가격도 0.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부분을 제외한 근원 CPI는 5.6%로 전월 5.5%를 웃돌았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다만 헤드라인 CPI와 역전이 발생했다.
헤드라인보다 더 높아진 근원CPI를 고려한 실질 기준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은 최종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실질 기준금리의 플러스 전환이라고 판단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의하면 CPI 발표 직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34.8%, 25bp 인상 가능성은 65.2%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리인하를 논할 시기는 빨라도 4분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월 CPI 지표로 인해 인플레이션 우려는 완화되겠지만 근원 물가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근거하고 있다. 서비스물가 둔화세는 더디고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 중에 있어 하반기 상품물가의 기저효과가 약화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3월 FOMC 의사록에서 보듯이 연준은 연말 완만한 경기 침체를 전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며 "경기 회복까지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한 점도 물가 안정 없이는 경기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록은 내년 핵심 물가가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다고 언급하고 있다"면서 "시장에 반영된 3차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과도하다"고 부연했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아직 인플레이션은 계속 관찰하고 통제해야 할 대상이라고 일갈하는 미국 정책 당국과 디스인플레이션의 진행 경로를 생각하는 시장 간의 시각 차는 여전히 벌어져 있다"며 "진행되는 양상과 확인하는 지표들을 통해 좁혀나가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는 양치기 소년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고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에 또 뼈를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연준 구성원들은 은행 사태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 물가의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분석국은 하반기 완만한 침체를 전망했다"며 "그러나 금융 스트레스의 파급효과가 매우 불확실한 가운데 그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견조한 고용, 느린 물가 둔화세 판단은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연준 구성원들은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내려왔음을 인정했다. 미국도 기준금리 인상 종료가 머지 않았다"며 "은행 사태가 긴축 정책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이로 인한 경제, 물가 영향의 정도는 매우 불확실하다는게 연준의 설명이다. 현 시점에서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다. 당사의 기존 전망인 연내 동결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