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돈봉투 의혹’ 사과에… 유승민 “李, 사과 자격 없다”

유승민 전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밝힌 민주당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사과에 대해 "이 대표는 '돈 봉투 사건'의 사과 자격조차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은 증거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정치탄압, 기획수사'를 우기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부패상을 드러낸 '돈봉투 사건'은 한 번의 사과로 어물쩡 지나갈 일이 아니다"라며 "검찰은 불법정치자금과 불법경선에 연루된 부패혐의자들을 전원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 제1당의 당대표 자리에 수많은 부패 혐의에 책임 있는 사람이 앉아 있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국회를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방탄용'으로 전락시킨 한 우리 정치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라고 이 대표를 향해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패 혐의에 있어서는 이재명 대표 본인도 문제"라며 "이 대표는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검찰은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을 압수수색 하던 중 그의 휴대폰에서 3만여개의 녹취파일을 확보했는데, 해당 녹취록에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금품이 살포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17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민주당의 지난 전당대회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연루된)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며 "확인된 사실관계에 따라 상응하는 책임 조치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국정 난맥으로 민심이 이반되니 또 정치적 수사를 재개한다는 의혹이 크다"며 "검찰이 수사를 한다는 게 아니라 정치를 한다는 느낌"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