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증가율 하락 속도 빨라…기준금리 인상·부동산 둔화 영향”

최근 통화(M2)증가율은 과거 하락기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나 하락 속도는 이전 평균에 비해 빠른 것으로 평가됐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고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면서 통화증가율 둔화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9일 '금융·경제 이슈분석: 최근 통화증가세 둔화의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던 M2 증가율(평잔, 전년동월대비)은 2021년 12월 13.2%를 정점으로 빠르게 하락해 올해 2월 4.1% 수준으로 낮아졌다. M1 증가율은 작년 9월 마이너스 전환 후 최근까지 마이너스 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2023년 2월 -12.4%).

공급부문별로 보면 민간신용(가계, 기업)은 대출금리 상승, 주택경기 부진 및 직접금융 조달 위축 등으로, 국외신용은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둔화 등으로 모두 둔화됐다.

한은은 최근 통화증가율 하락 과정에서 ▲통화증가율 하락속도가 빠르며 ▲부동산경기 둔화 영향이 크게 작용했고 ▲경제주체별 통화보유에는 차별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통화 상품별, 기관별 구성 변화와 같은 특징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과거 통화증가율 둔화기와 비교해보면 현재까지의 통화증가율 하락폭(-9.1%p)이 과거 하락기 평균(-9.7%p)에 미치지 못하나 하락 속도(월평균 -0.7%p)는 이전 평균(-0.5%p)에 비해 빠른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둔화기에는 경제충격(카드사태, 금융위기)이나 경기둔화 등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금번에는 기준금리가 빠르게 큰 폭으로 인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통화수요함수 추정결과 2020~21년중 통화증가율 상승을 견인했던 부동산경기가 지난해부터 크게 위축되면서 통화증가율 둔화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보유 M2 증가율은 가계신용 축소에도 주식시장 부진,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통화보유 성향이 강화되면서 높은 수준을 지속한 반면 기업부문은 매출 둔화 및 비용상승에 따른 현금유입 감소, 코로나19 이후 확대됐던 예비자금 보유 축소 등으로 보유 M2 증가세가 크게 축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통화 상품별, 기관별 구성을 보면 금리상승에 따른 수시입출식상품 보유의 기회비용 증대로 수시입출식예금에서 정기예·적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M1/M2 비율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정기예‧적금 대비 수익률 메리트가 축소된 수익증권, 금전신탁 등 실적배당형 상품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체 M2 기관에서 실적배당형 상품 취급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축소됐다.

한은은 최근의 통화증가율 하락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기간 중 크게 확대됐던 유동성이 점차 조정되는 데 따른 결과로 평가했다.

한은은 "가계의 레버리지가 축소되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이 완화되었으며 그간 심화되었던 자금의 단기화 및 수익추구 현상도 완화됐다"며 "앞으로도 통화증가율은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지난해 가파른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하락 속도는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경기, 경상거래 등 통화증가율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여건들을 면밀히 살펴보는 한편 경제주체별·상품별 통화구성 변화를 계속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