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전역이 킬링필드"…공격무기 금지 법안 통과 촉구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참사 1주년 연설..."이제 행동해야 할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참사 1주년을 맞아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라고 의회에 재차 촉구했다.

24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너무 많은 학교와 너무 많은 일상적인 장소가 미 전역의 지역사회에서 '킬링 필드'(대학살 현장)가 됐다"며 "우리는 각 사건 발생 장소에서 '제발 뭐라도 좀 하라(Do something. For God's sake, just do something)'는 같은 메시지를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행동할 때이며,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이것은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으로서가 아니라 친구이자 이웃, 부모, 동료로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총기 로비에 맞서기 전에 얼마나 더 많은 부모가 최악의 악몽 속에서 살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년 전 이날 텍사스주 남부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는 당시 18세의 총격범이 교내에 난입해 총기를 무차별 발사했다. 이 사고로 초등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목숨을 잃고 18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 열흘 전 발생한 뉴욕주 버펄로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의 공격용 소총 난사로 흑인 10명이 숨진 참사와 맞물려 의회는 총기 규제법안을 처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서명해 공포했다.

당시 법안은 총을 구매하려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자 범죄 등의 기록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것으로, 미국에서 진전된 총기 규제법이 시행된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총기 난사 사건은 끊이지 않자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용 무기 금지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의회에 거듭 호소했지만,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과 총기 제조업체의 반대에 부닥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총기 제조업자에게 책임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면책조항을 종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