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별법’ 본회의 통과… 용혜인·강성희 “제대로 된 특별법 필요”

국회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됐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 부족한 대책이다. 제대로된 특별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전세사기 특별법안 본회의 통과시켜

국회는 25일 오후 제40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을 가결시켰다.

'전세사기 특별법'은 재석의원 272명 중, 찬성 243표ᆞ반대 5표ᆞ기권 24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마련된 것으로,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거주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우선매수 권한 ▲임차 주택 낙찰 시 취득세 200만원 한도 내 면제 및 3년간 재산세 감면 ▲주택 매수를 원하지 않는 피해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 매수한 뒤 피해자에게 임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실효성 부족", "제대로 된 대책 필요" 지적 나와

한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ᆞ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전세사기 특별법안' 의결 전 반대 토론에서 각각 "제대로 된 특별법이 필요하다", "실효성이 부족한 대책이다"라고 지적했다.

용혜인 의원은 "국회가 임시 특별법안을 만드는 것은 기존의 법체계를 넘어서는 비상 상황에 대해서 비상한 공적 행위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대기업에는 수천억ᆞ수조억 지원하면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는 왜 국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해 연말 통과한 세법 개정안은 5년간 60~70조에 이르는 대규모 부자 감세가 이뤄졌고, 올해 초에는 반도체 통합세액공제 확대로 5년간 13조원 수준 감세가 예상된다"면서 "신고 접수된 피해액 기준 3~4천억 수준인 전세사기 피해에는 국가 재정을 투입 못한다는 정부ᆞ여당 논리는 용납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 목숨이 지금부터 단 한 명이라도 더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국회는 (이번) 특별법을 부결시키고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성희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가결된 '전세사기 특별법안'에 대해서 "흔쾌히 찬성하기 어렵다. 전세 사기 피해자로서 전재산을 날렸음에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사기 특별법안은 오늘 처리되겠지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 알 것"이라며 "시행과정의 공백과 허점을 메꾸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근본해법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전세사기피해자들, 특별법에 '필리버스터'

앞서 전세사기ᆞ깡통전세피해자대책위는 25일 오전 국회 정문에서 '전세사기ᆞ깡통전세 특별법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반쪽자리 특별법에 대한 피해자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필리버스터를 개최한 배경에 대해 "사각지대 피해자들은 여전히 방치되었고, 최우선 변제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은 무이자 대출 지원 수준에서 여ᆞ야 합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인정범위 확대 ▲최우선 변제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증금 회수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24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길거리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였던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최근 석 달간 인천에서만 전세사기 피해자 네 명이 세상을 등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