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336조원...1인당 5000만원 수준
연금 수령 7.1%, 일시금 수령 92.9%
RP, MMF 등 적립금100% 투자가능 상품 확대
DB 동일인 발행 특수채·지방채 편입 한도 30→50% 상향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금융위원회는 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다음달 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말 335조9000억원으로 향후 1000조원까지 전망되고 있다. 1인당 적립금 규모도 4789만원 수준으로 늘었다. 그러나 퇴직연금을 연금 형태로 수령하는 비중은 7.1%에 그쳤다. 다수 은퇴자는 일시금으로 지급받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IRP형에서 은퇴 근로자들이 적립금을 연금 형태로 인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보증형 실적배당보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납입보험료를 실적배당상품(펀드)으로 운용하되, 운용 이익이 발생할 경우 운용 실적에 따라 추가기간 동안 연금을 지급하고, 운용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일정 금액을 보증하는 상품이다.
변액연금과 달리 사업비를 수취하지 않으며, 보증수수료는 부과된다. 실적배당상품에 투자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금 수령을 희망하는 은퇴자에게 유용한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도해지 시 이미 납입한 보증수수료를 차감한 실적이 반환된다.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은 보험개발원이 보증수수료 요율 검증 절차를 마련하고, 상품 개발 및 상품 심사를 거쳐 내년 이후 출시될 전망이다.
또 금융위는 투자위험을 낮춘 상품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채권혼합형펀드의 주식 편입한도가 기존 40%에서 50%까지 상향돼 퇴직연금의 절반을 주식으로 채울 수 있게 됐다.
국채·통안채 담보부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매수, 자본시장법상 머니마켓펀드(MMF), 보증형 실적배당보험 등은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 가능하다.
확정급여형(DB)에 대해서는 동일인 발행 특수채·지방채 편입 한도가 30→50%로 상향된다. 금융위는 우량한 장기 자산의 편입 한도가 상향됨에 따라, 자산-부채 매칭 운용전략(ALM)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아울러 확정기여형(DC)와 IRP 제도별 이해상충 규제를 합리적으로 차등화한다. 계열회사 및 지분법 적용관계에 있는 자가 발행한 증권의 편입 한도를 DB 0% 유지, DC 10→20%로 상향, IRP 10→30%로 상향한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근로자 A씨는 IRP 계좌에서 현대중공업 발행 회사채를 퇴직연금 적립금의 30%까지 편입할 수 있다.
불건전 영업 관행 규율도 강화된다. 동일기능-동일규제를 위해 비사업자가 제공하는 원리금보장상품에도 공시의무를 적용한다.
사업자는 물론 비사업자의 원리금보장상품도 다음달 적용할 금리를 이달에 공시해야 한다. 사업자는 감독규정에 따라 금리가 공시되지 않은 원리금보장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된다. 소위 '커닝공시'와 불건전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수수료를 활용한 변칙 고금리 원리금보장상품 제조 관행도 개선토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A은행은 6.3%의 예금을 제시하면서 자신이 금리 5%를 제공할 테니, 퇴직연금사업자 B가 수수료 150bp를 지불해 '예금금리를 보조'할 것을 제안하는 식이 팽배했다.
금융위는 "일부 대기업 DB형 퇴직연금에만 독점적으로 제공돼 가입자 간 형평에 반하고, 근로자 이익과도 무관하다"며 "수수료 제공·수취 금지를 통해 해당 영업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퇴직연금 시장 내 사모 파생결합사채 판매가 금지되며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에 원리금보장상품 규제가 적용된다.
감독규정 개정안은 다음달 2일까지 의견청취를 실시하고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3분기 중에 시행될 전망이다.
